[발언대] 우크라 재건 지원, 자원·농업개발과 연계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인도적 지원, 비살상 군수물자 지원 등에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는 총 1000조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미국, EU를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은 공적개발원조(ODA),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정부 지원 프로그램과 각종 민관 협력을 통해 60조원 이상 규모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파괴된 도시 및 인프라 재건 비용을 정부 예산, 신용 공여 등으로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 가장 불확실한 부분은 재원 마련이다. 지난달 서방 제재로 동결된 해외의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전쟁 복구 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판단이다. 2차 대전 이후 패전국에 현금으로 전쟁 배상금을 부담시키는 방안이 실현된 적이 없다. 더구나 이번 전쟁은 확실한 패전국 없이 끝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의 해외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에 투입할 경우 종전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조치가 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는 풍부한 지하자원과 농업자원 보유국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리튬, 구리, 티타늄, 희토류 등 매장 자원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지만 아직 경제 발전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농업 생산량은 연간 약 1억t(한국은 약 800만t)이고, 농경지 면적은 한국의 20배가 넘는데,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지역도 많다.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사업은 자원·농업 개발과 연계해 재원을 확보하고, 양국의 경제 발전과 협력을 가속화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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