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미술관'에서 즐기는 'K-데이트'[기고]

심보금 롯데문화재단 홍보담당 2023. 7. 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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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화두가 될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다.

그도 그럴 것이 전시장에 가보면 보통 소수의 사람들만 미술관을 누벼왔다.

그런데 최근 미술관의 관람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

현재 진행 중인 호암미술관 김환기 전시도 주말에 2500명 정도가 찾을 정도로 관람객 수가 기존의 3배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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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제이알(JR)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JR: CHRONICLES' 언론 공개 행사를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뮤지엄에서 갖고 작가의 사진, 페이스트 업(past-up), 영상, 프로젝트 아카이브 등 약 140 여점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출신 사잔작가이자 거리 예술가인 제이알(JR)은 전 세계 거리 곳곳에 대형 흑백 사진을 전시하여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사람들을 예술 활동에 참여시켜 혁신적인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지속해 오고 있다. 2023.05.02.


"제가 미술에 대해 잘 몰라서요"

미술이 화두가 될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미술을 어려워하고 미술관 문턱을 높게 생각한다. 미술관에 가려면 견고한 지식을 갖추고 감상해야 한다는 생각을 떠올리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전시장에 가보면 보통 소수의 사람들만 미술관을 누벼왔다. 한산한 전시장을 걷다 보면 혹여 내 발 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방해될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미술관의 관람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 관람객 10만명이 넘는 전시가 다수 등장하며 미술관에 활기가 돈다. 관람객 중에서도 소위 '힙'한 옷차림의 MZ세대가 많이 보인다. 진지하게 작품을 감상하고, 오디오가이드를 듣거나 도슨트 투어에 참여해 작품 설명에 귀를 쫑긋 기울인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담는 모습에서 미술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 커플로 와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전시장 앞 포토존이나 작품 감상 하는 모습을 SNS 인증샷으로 남기곤 한다.

이런 MZ 세대들의 미술관 사랑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누구는 공연에 비해 전시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해서라고 하고, 혹자는 엔데믹으로 인해 문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결과라고 말한다. 모두 다 일리가 있지만 필자는 한국 미술 시장의 다변화와 대중의 미술에 대한 열망이 깊어진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본다.

국내 전시장에서는 더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세계 3대 아트페어로 불리는 프리즈를 비롯하여 해외 유수 갤러리들이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에 많은 시민이 찾으며 전폭적인 성원을 보내고 있다. 그뿐인가. 리움의 마우리치오 카텔란을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의 에드워드 호퍼, 롯데뮤지엄의 JR 등 세계적인 작가의 전시들이 관람객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수준 높은 전시를 알아보고 찾는 대중들의 안목도 대단하다. 몇 개월 전 끝난 부산시립미술관의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는 평일 오전에 갔음에도 한시간 대기 끝에 입장할 정도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현재 진행 중인 호암미술관 김환기 전시도 주말에 2500명 정도가 찾을 정도로 관람객 수가 기존의 3배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올해 초 국립현대미술관의 최우람 전시에는 93만명이 들었다. MZ세대 사이에선 국립현대미술관이 핫플레이스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그들은 미술을 관람에서만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작품 컬렉팅 영역까지 진출했다. MZ들은 SNS를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새로운 컬렉팅 주역으로 떠올랐다. 'RM 현상'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미술 애호가로 소문난 BTS의 RM이 다녀간 전시를 팬들이 꼭 관람하며, 그가 컬렉팅한 작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 미술 전문가 못지않은 수준까지 지식을 축적한다고 한다.

미술관 종사자로서 전시장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특히 젊은 세대들이 부담 없이 놀이문화로 즐기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즐겁다. 앞으로도 관람객들이 미술을 보다 다양하게 감상하고 새로운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

심보금 롯데문화재단 홍보담당.


심보금 롯데문화재단 홍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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