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국경 수중장벽 설치한 텍사스주지사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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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통령이 멕시코와 미국 국경인 리오브라보(브라보강·미국명 리오그란데 강)에 이른바 '수중 장벽' 설치를 주도한 미 텍사스 주지사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의 부유식 장벽 정책과 관련한 취재진 질의에 "(미국에 있는) 우리 동포는 (다음 주지사 선거에) 그에게 투표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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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대통령이 멕시코와 미국 국경인 리오브라보(브라보강·미국명 리오그란데 강)에 이른바 '수중 장벽' 설치를 주도한 미 텍사스 주지사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의 부유식 장벽 정책과 관련한 취재진 질의에 "(미국에 있는) 우리 동포는 (다음 주지사 선거에) 그에게 투표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간 텍사스에서는 우리 동포에 대해 못되게 군다는 문제 제기가 없었다"며 "그(애벗 주지사)의 정치 행위로,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 없다"고 깎아내렸다.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최근 리오브라보에 밀입국 시도 가능성 차단을 위한 부표 설치를 강행했다. 부표는 국경도시 이글패스 강둑을 따라 1천피트(304.8m) 규모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멕시코 외교부는 "1944년 체결된 미·멕시코 물 협약 위반 행위"라며, 부표와 섬 지역 철조망 등 시설물 철거를 비롯한 적절한 조처를 요구하는 내용의 외교 문서를 지난주 미국 정부에 보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는 마치 자신이 매우 엄격한 사람인 것처럼 텍사스 주민을 속인다"며 "미국에 마약을 들여오는 등 큰 피해를 주는 이민자를 막는 것처럼 호도한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성경에는 이방인에 대해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구절이 있다"며 "필시 교회에 가서 성경 말씀을 잊어버리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남미 이민자에 대한 강경책을 펴는 미국 정치인을 상대로 한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상대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2024년) 공화당 경선 대항마로 꼽히는 디샌티스는 플로리다주 경찰을 텍사스에 보내 이민자 통제를 지원하는 한편 서류 미비(불법) 이민자에 부정적인 각종 규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국 히스패닉계(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를 향해 "경선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투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지난 5월 마약 '펜타닐' 흐름과 관련해 멕시코를 비난하려는 미 정치권 기류를 꼬집으며 "그 나라 정치인들은 악의적 주장으로 우리를 붙들고 늘어진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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