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속 골프채 잡은 홍준표, 이경 “기가 찰 노릇…이렇게 뻔뻔해도 되나”
“주말엔 공무원들이 자유스럽게 개인 활동…(주말 개인 활동은) 십수년간 내가 했던 원칙”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직격 “지방자치단체장이 최우선해야 할 건 자신의 권리 아닌 시민의 안전”
“폭우로 골프장 폐쇄될 때까지 대구시민 안전을 한 번도 떠올리지 않았단 말인가”
“경북서 산사태로 17명이 매몰, 9명이 사망하는 동안에도 멈출 줄 모르는 洪의 골프 사랑…어이없어”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는 洪의 대응은 더 어이없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폭우가 내리던 지난 주말 골프를 치러 가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적극 반박에 나섰지만,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기록적인 폭우로 사망과 실종자가 대거 발생하는 국가 재난 속에서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혀를 찼다.
이경 부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최우선해야 할 것은 자신의 권리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홍준표 시장이) 골프를 치다 중단한 것도, 폭우에 골프장이 폐쇄됐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골프장이 폭우로 폐쇄될 때까지 지자체장으로서 대구시민의 안전을 한 번도 떠올리지 않았다는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홍 시장이 라운딩을 시작한 15일 주말 오전 11시 20분쯤 이미 '경북에서 산사태로 10명이 실종됐다'는 속보가 나온 상황이었다"며 "경북에서 산사태로 인해 17명이 매몰되고 9명이 사망하는 동안에도 멈출 줄 모르는 홍 시장의 골프 사랑이 어이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다'라는 홍 시장의 대응은 더욱 어이없다"면서 "재난에 대비해야 할 지자체장에게 주말이 어디 있나. 대구시청 공무원들도 주말이라고 폭우와 상관없이 쉬었나"라고 질타했다.
이 부대변인은 "대구시민의 안전을 책임진 대구시장이 이렇게 안일하고 뻔뻔해도 되나"라며 "국가 재난 속에서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한국 뛰어가도 상황을 못 바꾼다'고 하고, 국민의힘 단체장은 '주말은 개인의 것'을 외치고 있으니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윤석열 대통령과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공직자의 주말은 자유'라는 홍 시장은 똑바로 아시기 바란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최우선해야 할 것은 자신의 권리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이라며 "기록적인 폭우 속에 지자체장의 본분을 저버리고 '주말 골프'를 즐긴 홍 시장은 대구시민께 사과하시라"고 경고했다.
앞서 전날 홍 시장은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지난 15일 집중호우로 전국적인 물난리가 발생한 상황에서 홍 시장이 골프를 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괜히 그거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고 해서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고 그럴 사람이냐"면서 "주말에는 공무원들이 자유스럽게 개인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일각에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 "부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비상 상황에서 골프를 친 것은 사적인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고 "트집 잡지 말라"면서 "(주말 개인활동은) 십수년간 내가 했던 원칙"이라고 발끈했다.
'국민 눈높이 안 맞는 행동'이라는 지적에는 "기자들이나 눈높이 맞게 좀 질문해라. 그게 어느 시대 법인가"라며 "개인 활동에 관용차 사용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걸 갖다가 권위주의 시대정신으로 질문을 하나"라고 되레 따졌다.
골프를 치는 동안 집중호우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냐는 질문에는 "보고를 받을 상황 자체가 없다. 대구에 (피해)상황 자체가 없다"며 "골프를 그만두고 난 뒤에 집에 돌아와 팔거천 사고를 보고 받았다"고 했다. 대구에서는 지난 15일 팔거천 인근에서 60대 남성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홍 시장이 골프를 친 지난 지난 15일은 경북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경북에서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 기준 19명, 부상자는 17명로 집계됐다. 대구에서도 지난 15일 오후 11시 기준 실종자 1명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시는 지난 14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린 후 비상상황에 대응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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