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인류 인질로 잡아"…곡물 협정 탈퇴에 국제사회 비판 쇄도(종합)

정윤영 기자 김예슬 기자 2023. 7. 1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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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곡물 협정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러시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튀르키예·유엔의 중재로 지난해 7월부터 실시 중인 곡물 수출 협정을 재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미 백악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올라프 숄프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잇따라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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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 19일 오전 2시께 협정 만료
러, 유엔 국제해사기구에도 통보…우크라 항행 안전 보장 취소"
1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예니카피 해안에서 한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김예슬 기자 = 흑해 곡물 협정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러시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튀르키예·유엔의 중재로 지난해 7월부터 실시 중인 곡물 수출 협정을 재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미 백악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올라프 숄프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잇따라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미 백악관 애덤 호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서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중단하는 것은 식량 안보를 악화하고 수백만 명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 정부가 즉시 결정을 되돌릴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 미 대사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거래에서 탈퇴한 것은 잔인한 행위"라면서 "러시아가 인류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가 정치적 게임을 실시하는 동안 사람들은 실제적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이 없더라도 흑해 바닷길을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두렵지 않다. 우리는 기업과 선주들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그들은 (유통시킬)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며 "우크라이나가 그들을 내보내고 튀르키예가 계속해서 그들을 통과시키면 곡물은 공급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실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러시아는 세계적 고통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수백만 명에게 필수적인 곡물에 대한 접근권을 빼앗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흑해 곡물 협정' 연장을 요청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은 "러시아 측의 금일 성명에도 내 친구 (블라디미르) 푸틴은 협정을 지속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 곡물을 흑해로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협정은 오후 9시(한국시간 19일 오전 2시)에 만료될 예정"이라고 적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협정 탈퇴 결정은 모든 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수억 명의 사람들이 기아에 직면해 있고 소비자들은 전 세계적인 생활고 위기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가 협정을 연장하지 않은 것은 전 세계에 나쁜 메시지를 보낸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은 러시아가 '공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고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를 종료하려는 러시아의 냉소적 인 움직임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흑해 곡물 협정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사실상 흑해 협정은 오늘부터 유효하지 않다"며 "안타깝게도 흑해 협정 연장 조건의 일부가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아 그 효력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이후 러시아 측은 "흑해 곡물 협정에서 탈퇴한다는 것은 항해 안전 보장이 취소 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정권의 지속적인 무력 도발과 러시아 군사 및 민간에 대한 공격 시도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사전 및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했다.

러시아 측은 협정 복귀 조건으로 러시아농업은행의 세계은행간금융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복귀를 허용하고 △러시아 선박·화물의 보험 가입 및 항만 접안 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비료 수출에 필요한 암모니아 수송관의 우크라이나 구간을 재가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30일 (현지시간) 에티오피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밀 2만3000톤을 실은 유엔 임대 화물선 ‘브레이브 커맨더’호가 지부티 항구에 도착해 하역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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