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일본에서 처음으로 열린 한국 예비역 장군의 출판 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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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한국군 예비역 장성의 책이 일본어로 번역돼 출간되고 한·일 전직 정부 및 군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 현지에서 출판기념회까지 열렸다고 하는데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책 홍보 아니냐고 오해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상징적인 의미가 작지 않았던 행사여서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 한.일 전직 고위 인사들 참석한 가운데 도쿄서 임관빈 장군 출판기념회
지난 7월6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선 전직 한·일 정부 및 군 고위관계자들을 비롯, 50여명의 양국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예비역 육군중장·육사 32기)의 리더십 서적 ‘성공하고 싶다면 오피던트가 되라’ 일본어판 출판기념회가 열렸는데요, ‘오피던트’ (Offident)는 간부(Officer)와 학생(Student)을 합성해 임 장군이 직접 만든 말로, 직업군인의 길에 들어선 젊은 간부들을 위해 자신의 군생활 경험을 솔직담백하게 엮어 지난 2010년 펴낸 자기개발서입니다.
출간 이래 13쇄 2만부가 팔린 스테디셀러였는데 일본 자위대 간부 등을 대상으로 한 일본어판이 이번에 출간된 것입니다. 임 장군은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 같은 자세로 끊임없이 인격과 지식을 갈고 닦는 ‘공부하는 장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책을 썼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백선엽 장군의 명저 ‘군과 나’ 일본어판 등이 일본에서 출간된 적은 있었지만 한·일 양국 고위 인사들까지 참석해 현지에서 우리 예비역 장성의 책 출판기념회까지 열린 것은 처음이라고 하는군요. 이번 행사는 한동안 얼음장 같았던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고 전직 장관 등 양국의 지도층 인사들이 상당수 참석했다고 합니다.
◇ 일본측 전직 고위 인사 “한일 군사협력 긴밀해질 수 있는 좋은 계기”
한국측에선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한일안보전략대화 한측 대표)을 비롯, 정승조 전 합참의장(한미동맹재단 고문), 김황록 전 국방정보본부장(예비역 육군중장), 권태환 한국국방외교협회 회장(예비역 육군준장. ‘오피던트’ 일본어판 번역자), 김옥채 요코하마 총영사, 손경익 전 재일 재향군인회장, 주일 국방무관 등이 참석했는데요, 일본측에서도 모리모토 전 방위대신(한일안보전략대화 일측 대표), 모리 전 육상막료장(예비역 대장, 현 일본 재향군인회장), 니시 전 방위성 사무차관, 세키구찌 전 동부방면대 총감(예비역 중장), 히로세 전 주한 일본무관단 단장(예비역 중장), 전 주한 무관단 등이 참석했다고 하는군요.
이날 행사에선 출판기념회의 의미 등에 대해 참석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는데요, 모리모토 전 일본 방위대신은 “한국 장군의 저서가 일본어로 번역돼 일본에서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일본에서의 출판을 계기로 일본의 장교들과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배우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또 “항재전장의 자세를 한시도 잊지 않고 오로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친 위국헌신하는 군인이었기 때문에 백선엽 장군을 존경한다”며 “‘성공하고 싶다면 오피던트가 되라’도 이러한 정신과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 평생 노력했던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생명력 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모리 전 육상막료장은 “일본과 한국은 역사, 전통, 문화 등에서 다른 점이 있지만, 이 책은 자위대의 간부들이 군인으로서의 기본자세를 잘 배울 수 있는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니시 전 방위성 사무차관은 “한일간의 안보협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한국군 장군인 임관빈 장군의 저서가 일본어로 번역돼 일본 장교들도 읽게 된 것은 한일간의 군사협력이 더욱 긴밀해질 수 있는 매우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각각 언급했다고 하는군요.
◇ 전 재일 재향군인회장 “생각도 못해본 일로 한국 교포로서 큰 자부심”
손경익 전 재일 재향군인회장은 “한국 장군이 쓴 책이 일본에서도 출판돼 일본장교들에게도 읽히게 된 것은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뜻깊은 일로, 한국 교포로서 큰 자부심을 가지게 해줬다”며 “이 책의 일본어판 출판이 한일간의 군사협력은 물론 한일 양국간의 관계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남다른 감회를 피력했다고 합니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임관빈 장군은 1976년 육사 32기로 임관한 뒤 6사단장, 육군본부 정책홍보실장, 수도군단장, 육군참모차장, 국방대학교 총장 등을 거쳐 국방부 핵심요직인 국방부 정책실장을 역임했는데요,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전역 이후에도 계속 강연과 공부를 하며 새 책을 펴내고 있습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급속도로 고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은 물론 한미일 안보협력, 나아가 한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이번 행사가 임관빈 장군 개인의 출판기념회를 넘어 한일 양국간의 우호협력 및 관계발전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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