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빚 1억원'의 비극…'결혼지옥' 남편은 침묵vs아내는 답답 [종합]

김수현 2023. 7. 1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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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서로에 대한 대화가 없는 불통의 끝 '사막부부'가 오은영 박사로부터 솔루션을 받았다.

1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돈도 소통도 메말라 버린 '사막 부부'가 등장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화려한 손톱과 아이들과 커플룩은 기본, 대외활동까지 트렌디한 '요즘 엄마'였다. 아빠는 무뚝뚝하지만 누구보다 성실했다. 남편 동새으이 소개로 11살 나이 차이를 극복한 두 사람은 결혼 7년차가 됐다. 아내는 "제가 프리지아라는 꽃을 정말 좋아하는데 제가 좋아한다는 말에 바로 사오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면서도 울먹였다.

김제와 용인, 장거리 연애를 했던 두 사람. 방송에 나와서도 말이 잘 없는 남편, 소통 뿐만 아니라 경제적 문제도 있는 부부였다. 남편은 "그것도 있고 제가 조금 욱하는 성격이라 바꾸고 싶다. 나도 모르게 막 나오더라"라 했다.

주말 낮, 밥 얘기에 남편은 조용히 주방으로 들어가 식사를 준비했다. 핸드폰이 울리고 반복되는 전화는 금융기관. 아내는 "통화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그랬다. '한도조회 해드릴게요'였다"라 했다.신혼 초에 다니던 남편 회사의 임금 체불 때문이었다. 반년 동안 월급을 못 받으니 생활비도 없고 가족이 늘어 이사하며 받은 집 담보 대출이 문제였다. 설상가상 전 회사에서 못낸 국민연금 미납 통지서까지 날아왔다.

7년 간 계속 쌓인 빚은 총 9200만 원이라고. 대출 빚만 약 1억 원. 대출의 일부는 주택 담보 대출로 현재 4000만 원이 남았다. 남편은 "받은 대출이 이자가 너무 세서 저금리로 돌리려 한다"라 했고 아내는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말을 안한다"라 털어놓았다.

아내는 "밥 먹고 동물원 갈래?"라 물었다. 주말이라 아침붜 계속된 아이들의 동물원 타령 탓이었다. 결국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 나들이 중에도 계속 울리는 대출상담 전화. 집에 돌아온 남편은 "월급날은 가계부를 쓰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다"라 했다. 아내는 "최소금액 결제만 할 거냐"라 물었다. 카드값 보다 훨씬 적은 납부금액. 리볼빙 서비스를 받아야만 하는 부부였다. 아내는 "16년차 용접공인데 월급이 300만 원이 안된다. 고정 지출은 260이 넘는데 전액 납부할 돈이 없어 빚이 늘어나게 된 거다"라 설명했다.

아내는 "자기 자신의 커리어를 올리라"라 잔소리를 했지만 남편은 답답하기만 했다. 오은영 박사는 "뜨거운 곳에서 일하시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 했다. 아내는 "수도권 가면 더 월급을 많이 준다. 내가 주말부부하자 하지 않았냐"라 했지만 남편은 "애들 아빠 없는 자식 만들어라"라 반박했다. 순식간에 살벌해진 분위기. 남편은 "해도 XX이야" 등의 욕설까지 하며 자리를 피했다. 덩그러니 집 안에 혼자 남은 아내는 "주말부부 얘기 했던 것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없으면 그 돈으로 대출받은 거 청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털어놓았다.

가족이 잠든 늦은 밤에서야 집에 돌아온 남편은 잠에 들지 못했고 한참을 휴대폰으로 채용정보를 들여다봤다. 말은 안해도 혼자 노력하고 있었던 것. 영상을 보던 남편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오은영 박사는 "걱정이 아주 조금 줄었다. 빚 중에는 주택담보 대출이 있어서"라면서도 부부가 의논을 했는지 물었다.

빚을 갚으려 예물에 아이들 돌반지까지도 다 팔았다고. 남편이 전직장 동료과 술자리를 하다 싸움이 나 합의금을 줘야 하는 상황이 와 카드갑과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런 일이 생겼다. 아내는 "내가 이렇게 쓰려고 받은 예물이 아닌데 싶어서 눈물이 났다"라 했다. 하지만 차는 두 대였다. 월급 대비 과한 차량 리스비용. 용인에서 김제로 낯선 땅에 시집을 와서 안해본 일이 없는 아내의 마음을 알아주는 선배에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아내는 "한 번은 산후조리원 언니들을 만나야 하는데 돈이 없더라. 만난 지인에게 돈을 빌렸더니 '돈 없는데 왜 나가?'라 하더라. 낯선 곳에서 처음 생긴 지인인데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그 뒤로는 말을 못하겠더라"라 고백했다. 남편은 "돈은 얼른 줘야 하는데 그 말 들으면 답답하다. 상처만 주는 것 같다"라 속상해 했다.

아내는 "어릴 때부터 장래희망이 경찰이어서 경찰행정학과에 들어갔다. 언니가 있는데 아빠가 학비가 부담스러우셔서 저보고 학교를 그만두라 하셨다. 동생은 다시 학교를 가서 아빠가 대주셨다"라며 둘째의 서러움을 토로했다.

말을 잘 듣는 아이들에 남편은 "잡들이를 해서 그렇다. 경고 주고 말을 안들으면 매를 들었다. 아버지에게 배운 걸 똑같이 한다. 아이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라 고백했다.

남편은 "(아버지에게) 어릴 때부터 방 안에서 묶이고 머리를 맞아 피 흘린 적도 있다"라 했고 오은영 박사는 "남편은 그때 무슨 의견을 낼 수 있겠냐. 반항하면 더 맞았을 거고. 이게 굉장히 오랫동안 자리를 잡은 것 같다"라 분석했다. 남편은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도 힘들다고.

오은영 박사는 "남편은 아이들에게 밥을 해주고도 '맛 없어?'라고 부정적인 소통을 하더라"라 지적했고 소유진은 "너무 슬프다"라며 공감했다. 오은영 박사는 경제적 문제는 큰 문제라며 빨리 해결할 것을 조언했고 자동차 리스 비용 역시 말도 안된다 지적했다. 또 아내에게 남편의 의견을 들어주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맞추고 "사랑해"라며 감동적인 고백을 주고 받았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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