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 쌓던 소년…“헤어진 어머니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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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500원을 쥐어주며 '갔다 올게'라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소양강댐으로 수몰된 추전국민학교를 기억하며 50여년 전 헤어진 생모를 찾아 나선 이가 있어 가슴을 울리고 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강원도민일보가 연재 중인 '소양강댐의 빛과 그림자, 추전초등학교 동문을 찾습니다(본지 3월6일자 11면)' 기사를 보면서 한동안 잊고 지낸 고향과 어머니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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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로 10대부터 객지생활
본지 연재 기사 고향 떠올려
추전국민학교 동창 재회 고대
“엄마는 500원을 쥐어주며 ‘갔다 올게’라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소양강댐으로 수몰된 추전국민학교를 기억하며 50여년 전 헤어진 생모를 찾아 나선 이가 있어 가슴을 울리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현재 전라남도 여수에 거주 중인 최인득(64)씨다. 최씨는 춘천 추전국민학교에서 3학년까지 다닌 뒤 춘천국민학교로 전학을 가 그곳에서 졸업했다. 최씨가 혼자된 것은 부모님의 이혼때문이다. 최씨의 친어머니가 재혼하면서 한동안 ‘장인득’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다. 최씨는 “새아버지 성씨가 장씨여서 나도 그때는 장인득이었다. 어머님 성씨는 양씨로 기억난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재가 후 나를 호적에 올리다 보니 실제 내 나이가 몇인지, 진짜 생일은 언제인지 모른다”라고 했다.
최씨가 친어머니와 이별한 지 50년도 더 흘렀다. 어머니의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지만, 마지막 헤어지는 순간은 여전히 그의 기억 속 또렷하게 남아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어머니와의 마지막 기억이 내 손에 500원을 쥐여주면서 ‘엄마 갔다 올게’였다”면서도 “모습은 기억이 나는데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남들은 그 나이 정도면 기억이 난다는데, 나는 그분들 성씨가 ‘장씨’와 ‘양씨’라는 것 말고는 기억이 안난다”며 안타까워했다.
최인득씨는 다시 친아버지를 따라 춘천 시내로 이사했으나 이후의 삶도 녹록지 않았다. 양복기술자였던 그의 친부는 샘밭에 양복점을 차렸으나 부하직원에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었다. 결국 최씨도 춘천국민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생업에 뛰어들어야 했다. 낮에는 소양강댐 공사 현장에서 자갈을 캐고, 밤에는 소양국민학교 야간중등학교에 다니며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생활은 더 어려워졌고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1년이 흐른 어느 날, 그는 집을 나와 객지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타지생활을 계속하던 중 우연한 계기로 부산의 한 식당에서 일하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 아내의 고향인 전남 여수에 정착하게 됐다. 계속된 떠돌이 생활로 친아버지의 부고도 1년이 지난 뒤에야 들었다. 여러 차례 친모를 만나러 갈까 싶다가도 “나를 버렸다”는 미운 감정이 떠올라 포기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강원도민일보가 연재 중인 ‘소양강댐의 빛과 그림자, 추전초등학교 동문을 찾습니다(본지 3월6일자 11면)’ 기사를 보면서 한동안 잊고 지낸 고향과 어머니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소양강댐과 추전국민학교는 그가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서다.
최인득씨는 이번 기사를 보고 어머니나 어릴 때 헤어진 동생이 연락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인연이 끊어졌던 동창들과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어머니가 살아 계신지 궁금하다. 헤어진 여동생이 기사를 보고 내 기억을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춘천에서 동창들을 만나고 싶다. 우리가 배를 타고 학교를 다녔는데 친구 한명이 빠져서 죽을 뻔 한걸 내가 살려준 기억이 난다. 구해줘서 고맙다고 떡을 얻어먹은 기억도 난다. 다들 잘 살고 있을 거라 믿는다”라며 다시 만나기를 고대했다. 정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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