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강릉 ‘청춘경로회’

최동열 2023. 7. 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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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공경에 관해 얘기하자면, 조선 4대 임금 세종대왕을 빼놓을 수 없다.

노인 공경에 유별난 고장으로는 '청춘경로회'를 가진 강릉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강릉 풍속에 노인을 공경해 매년 좋은 계절을 만나면 70세 이상 노인을 명승지로 모셔 위로한다. 이를 청춘경로회라고 한다. 신분이 비천한 종(노비)이라도 70세가 된 사람은 모두 모신다.' 노인 공경에 더해 신분의 귀천을 따지지 않은 평등 의식이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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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홍석범

노인 공경에 관해 얘기하자면, 조선 4대 임금 세종대왕을 빼놓을 수 없다. 세종은 즉위 14년째인 1432년 8월에 궁궐에서 양로연을 개최, 이후 의례로 법제화하고 전통이 이어지도록 했다. 80세 이상이면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았고, 노인들이 모두 연회장에 들어올 때까지 왕이 서서 기다리고, 연로한 노인들이 왕에게 여러 번 절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해 약식으로 진행토록 하는 등의 배려가 더 파격적이다.

충북 진천의 김덕숭(金德崇·1373∼1448년)과 세종 임금과의 일화도 유명하다. 노부모 봉양을 위해 한산군수직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온 김덕숭은 병석에 누운 모친이 엄동설한에 잉어가 먹고 싶다고 하자, 저수지 얼음 위에 며칠을 무릎 꿇고 기도해 녹은 자리로 잉어가 튀어나와 모친께 달여줬다는 등의 많은 효행 이야기가 회자했다. 눈병 치료를 위해 초정에 거동한 세종이 그 얘기를 듣고 주육(酒肉)과 백미를 하사하자, 김덕숭이 부친과 함께 왕을 찾아 사은숙배했는데, 세종이 90대 아비와 70대 아들을 구별하지 못했다. 그가 죽자, 세종은 어명으로 이조참의를 추증하고, 삼강행실도에 그 효행을 기록하게 했다.

노인 공경에 유별난 고장으로는 ‘청춘경로회’를 가진 강릉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동국세시기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소개된 내용은 이렇다. ‘강릉 풍속에 노인을 공경해 매년 좋은 계절을 만나면 70세 이상 노인을 명승지로 모셔 위로한다. 이를 청춘경로회라고 한다. 신분이 비천한 종(노비)이라도 70세가 된 사람은 모두 모신다.’ 노인 공경에 더해 신분의 귀천을 따지지 않은 평등 의식이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청춘경로회가 며칠 전 강릉대도호부 관아에서 열렸다. 2018년 동계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는 세계합창대회 참가자들이 강릉의 미풍에 매료됐다.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여러 고을 풍속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유독 강릉에 대해서는 ‘강릉대도호부 풍속이 좋을시고, 절효정문이 골골이 버티어 섰네’라고 읊은 이유를 알만하다. 그렇다고 하고 보니 세종대왕이 크게 치하한 충북 진천의 김덕숭도 강릉김씨, 즉 관향(貫鄕)이 강릉이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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