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는 인재 확보에 열 올리는데…'경영난' 아시아나항공 직원 이탈 가속화

직원들도 떠나…2019년 대비 907명↓
업계 "경영난에 신규 채용 어려워"…부채비율 2000%
조종사노조와 임단협 협상 지지부진

국내 항공사들은 신규 인력을 채용하면서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3년째 채용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박지성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는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며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직원들의 이탈로 몸집이 작아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신규 채용 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 앤데믹 이후 되살아난 여행 수요에 발맞춰 대응하기 위해 신규 인력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아직도 신규 채용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대규모 채용에 나서는 등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100명 신입 객실 승무원 채용에 이어 지난달 150명 규모의 신입 객실 승무원 채용을 실시했다.

LCC들도 인력 채용에 발 벗고 나섰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과 6월 100여 명의 객실 승무원을 채용했으며, 이달에도 3차 채용이 실시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 2월 상반기 채용에 이어 올해 2번째 모집으로 약 120명의 신입 객실 승무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5월 신입·경력사원을 채용하는 등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채용 소식은 2020년 1월 이후 3년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직원 수도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아시아나항공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기준 직원 수는 8248명이다. 지난해 12월(8348명)보다 96명 줄었으며, 2021년(8664명)보다 396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907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은 직원들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신규 채용을 실시하지 않는 등 다른 항공사들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을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경영난에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신규 채용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합병 지연으로 자금 수혈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총 1조5000억 원의 자금을 수혈할 계획이다. 이중 신주인수 계약금 3000억 원과 중도금 4000억 원 등 7000억 원은 미리 투입된 상태며, 나머지 8000억 원은 합병 심사가 완료 돼야만 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EU(유럽연합)·일본 등 3곳의 합병 심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기준 단기 차입금 2조5770억 원, 부채비율은 2000%를 넘겼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경영 상황이 어려워진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합병 심사가 계속해서 연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 노동조합과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또다른 위기에 직면했다. /더팩트 DB

엎친데 덮친격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 노동조합과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도 지지부진한 협상이 지속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노조에 임금 2.5% 인상을 제시했지만 노조측은 1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조종사노조와 사측은 총 24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6일에는 조종사노조의 쟁의행위로 베트남 호찌민 왕복 노선 OZ731·OZ732편이 결항됐다. 노조의 쟁의행위 탓에 국제선이 결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종사노조는 지난 6월부터 준법 투쟁에 돌입했다. 전날까지 국제선 2편·국내선 10편 등 총 12편이 결항했고, 국제·국내선 56편이 지연됐다.

특히 조종사노조는 사측에 오는 24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투쟁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조종사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지난 2005년 이후 18년만이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는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 노조 문제까지 불거지며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 겹쳤다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에게 굉장한 치명타다"며 "노조와의 관계를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승객을 볼모로 하는 단체행동은 즉시 중단해주길 바란다"며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대란 사태가 펼쳐지면 결국 고객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capta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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