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전세계 부동산 열병… 고통은 서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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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가득했던 몇 개월의 시간이 끝났다.
얼마 전 이사를 끝마쳤기 때문이다.
불안과 의심이 가득한 이 모든 과정을 거치고 어렵게 우리 가족의 뒤를 이을 새 전세계약이 체결되고, 마침내 이사를 가게 됐다.
마침 이 시기 신문과 방송에는 역전세난으로 고통받는 세입자들과 전세사기 이야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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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가득했던 몇 개월의 시간이 끝났다. 얼마 전 이사를 끝마쳤기 때문이다. 이사가 처음이 아니었는데도 이번엔 모든 과정이 유난히 힘들었다. 무엇보다 기존 집 전세가 빠지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집주인’이라 부르는 임대인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고집했다. 불과 1년 전 한창 전세 시장이 뜨거울 때의 기억이 남아있는 그들로서는 가격을 내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우리 가족은 애가 탔다. ‘과연 우리가 수억원에 이르는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항상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고통이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비상식적인 경제 환경 영향 속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이상 흐름에 빠져있는 탓.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탈출하기 위해 각국이 저금리를 이어가며 돈을 풀었고, 이 여파로 생긴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관리하기 위해 이번엔 금리를 대폭 올렸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정책이 불과 몇 년 동안 이어졌으니 시장 흐름에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상업용 부동산 침체 속 도시 전체가 급속히 슬럼화하고 있는 미국, 치솟는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거리로 나선 포르투갈인 등 나라마다 경제환경이 달라 양상이 다를 뿐 정상적인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이 피해의 대부분은 서민의 몫이라는 점이다.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든 위기를 자산을 가지지 못한 약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다. 언제나 불안과 의심, 고통은 서민들의 몫이다.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보금자리가 부 증식의 수단이 되면서 모든 부작용이 시작됐다. 언제까지 삶의 안정과 행복의 기본이 되는 집을 가지고 이어지는 돈놀이가 계속될까. 최근 다시 부동산 시장이 꿈틀댄다는 뉴스를 보면서 한숨만 나온다.
서필웅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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