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엔 활력, 도시엔 힐링… ‘팜스테이’로 초록빛 추억 쌓아요

배상철 2023. 7. 1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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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가평 농장 체험 명소
‘배산임수 명당’ 춘천 원평마을
춘천호·화악산 등 자연경관 일품
여름엔 송어 잡기·겨울엔 김장…
우렁이·오리 등 활용 농법도 주목
‘물 좋은’ 가평 초롱이둥지마을
수도권서 30∼40분 접근성 우수
두릅 따기·송편 만들기 등 다채
가평 쌀 이용 막걸리 빚기도 인기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됐다. 일상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 멀리 가지 않고도 자연을 벗삼아 농촌에서 살아볼 수 있는 ‘팜스테이’가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맨손 송어잡기, 전통주 만들기, 산나물 채취 등 도심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추억을 쌓으면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체험까지 다채롭게 구비돼 있다.

팜스테이는 농장을 뜻하는 팜(Farm)과 머문다는 스테이(Stay)의 합성어다. 농가에서 먹고 지내면서 시골생활·문화를 몸소 겪어보는 여행을 의미한다. 농협중앙회가 1999년 처음 도입했다. 도시의 팍팍한 삶에 지친 이들에게는 자연을 느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농가에는 부가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한 취지다. 다시 말해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잘 사는 ‘도농상생’이 목표다. 초기 32곳이던 팜스테이 마을은 올해 7월 기준 283곳으로 늘었다.

인기 비결은 농가에서 숙식하면서 건강한 일상까지 누려본다는 점이 꼽힌다. 참여자들은 농사를 짓고 수확한 먹거리로 음식을 만든다. 여유롭게 지는 석양을 지켜보다 잠들고, 경쾌한 닭 울음소리에 깨는 낭만도 느껴보길 추천한다. 인근 계곡과 강에서는 물놀이·레포츠로 시원한 짜릿함을 만끽한다. 마을에서 축제라도 열리면 잠시나마 그들과 한 구성원이 된다. 마을마다의 특색 있는 삶을 경험하는 일은 덤이다.

농협 관계자는 “팜스테이를 찾는 관광객들이 현지 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준비를 이미 마쳤다”며 “평소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강원도 춘천과 경기도 가평 두 곳의 팜스테이 마을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자연을 벗삼아 농촌에서 살아보는 ‘팜스테이’가 여름휴가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 원평마을에서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이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며 활짝 웃고 있다. 농협 제공
◆접근성 우수, 아름다운 매력에 흠뻑

17일 농협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의 원평마을은 배산임수 명당이다. 화악산이 둘러싸고 있으며 앞으로는 북한강이 흐른다. 마을은 옛 38선과 인접한 만큼 청정한 환경을 자랑한다. 서울에서 국도 5번을 타면 1시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마을에 들어서면 손대지 않은 자연경관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원평마을은 여러 팜스테이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중심에는 춘천호가 자리 잡고 있다. 여름에는 낚시터가 되고, 겨울이면 단단히 얼어 빙어를 건져 올린다. 얼음 위에서는 썰매가 부드럽게 움직여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의 발길이 이어진다.

농업과 관련한 여러 체험도 가능하다. 원래 그대로의 자원을 보존하려는 노력으로 우렁이·오리 같은 다양한 농법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에서 만드는 김치도 자연친화적이다. 재료로 들어가는 배추와 무, 쪽파, 갓, 고춧가루 역시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멸치젓과 새우젓은 농업기술센터에서 구입해 쓴다.

계절마다 프로그램이 달라지는 것도 매력이다. 봄에는 모·고구마 심기, 산나물 채취, 장 담그기, 야생화 관찰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더워지는 여름엔 감자 수확, 옥수수·토마토 따기를 비롯해 맨손으로 송어도 잡아볼 수 있다. 가을이 되면 곡식을 수확하고, 잘 익은 밤을 줍고, 땅콩 캐기에 나선다. 겨울과 마주하면 김장을 직접 담그고, 메주를 널고 청국장은 띄운다.
경기도 가평군 초롱이둥지마을에서는 휴가객들이 숲길에서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농협 제공
◆뛰어난 자연환경, 즐길거리도 풍성

경기도 가평군 최남단 묵안리에 있는 초롱이둥지마을. 농촌 체험마을로 운영되기 시작한 게 2011년부터다. 울창한 원시림과 자연 생태계가 잘 보전됐다는 평이다. 마을 이름도 맑고 깨끗한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초롱새와 금강초롱꽃에서 따왔다. ‘국수터’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는다. 국화꽃이 물 위에 뜬 형상을 보인다고 해 국수(菊水)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이 전국에서 제일 좋다고 해 국수(國水)라고도 일컫는다. 모두 청정하다는 단어로 귀결된다. 수도권과 30∼40분 거리에 있어 그다지 멀지 않다.

여기서는 절대 지루할 틈이 없다. 봄에는 두릅을 따고, 쑥개떡을 만들어 먹어보자. 여름철 감자·옥수수·표고버섯·목이버섯을 수확하는 ‘나도 농사꾼’ 일정이 마련된다. 물이 맑고 깨끗한 미원천에서는 물장구를 치며 신나는 하루를 보낸다. 가을에는 송편 만들기와 메뚜기 잡기 행사가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기온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고추장·된장을 담그고 만두를 빚어보자.

이밖에도 나만의 향수 및 초롱불꽃 하바리움(식물표본) 만들기, 천연 염색 등을 진행하면 시간이 금세 흐른다. 가평 쌀을 이용해 막걸리를 빚는 프로그램은 어른들에게 인기가 높다. 전통주 유래를 알리고, 우리 고유의 먹거리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준비됐다. 자녀와 더불어 숲·생태체험 및 전래놀이를 통한 인성교육도 실시한다. 숲속을 거닐며 자연의 소중함에 더해 지키는 방법을 가르친다.

마을 인근에는 관광지가 즐비하다. ‘꽃과 별, 그리고 어린왕자’를 주제로 프랑스 마을처럼 꾸며놓은 쁘띠프랑스와 잣나무숲이 울창한 축령산 자락에 조성된 아침고요수목원이 대표적이다. 유명한 휴양림, 자라섬 나비관 등도 가깝다.

지차수 선임기자, 춘천=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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