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보기관, 크림대교 드론 공격 시인

지난 10월에 이어 다시 공격
드론공격 받아 주민 2명 사망, 통행 차단

17일 새벽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가 공격당해, 파괴된 모습. 우크라이나 쪽은 이날 드론 공격으로 크림대교를 공격했다고 시인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17일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를 공격했다고 시인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우크라이나보안국(SBU)의 한 관리는 이날 새벽에 발생한 크림대교 공격은 우크라이나보안국과 해군의 합동작전이었다고 밝혔다고 <시엔엔>(CNN) 등이 보도했다. 이 관리는 해상드론을 이용해 크림대교를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새벽 크림대교에서는 폭발이 일어나, 이 다리를 지나던 주민 2명이 사망하고 다리 통행이 차단됐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 존’도 이날 오전 3시4분과 3시20분에 크림대교에 두 번의 폭발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폭발로 다리 위를 차를 타고 지나던 부부가 숨지고 함께 있던 딸이 부상을 입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반은 크림대교 동쪽 끝에 위치한 러시아 남부 도시 크라스노다르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의 통행이 비상 상황으로 인해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크라스노다르로부터 145번째 교각 구역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며 주민들에게 다리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며 “크림대교가 2대의 우크라이나 수중 드론에 공격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크림대교 공격 조직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특수기관 요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2014년 3월 크림반도를 합병한 뒤 본토를 연결하기 위해 건설되기 시작해, 지난 2018년에 개통된 길이 19㎞의 다리이다. 유럽에서 가장 긴 크림대교는 러시아에는 본토를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인데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는 전장에 보급품을 제공하는 전략적 가치가 부상되어 왔다.

크림대교는 지난해 10월8일에도 도로 위에 있던 화물차량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하는 공격을 받아서 통행이 중단됐다가 올해 2월 최종 복구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들어서 이 공격을 시인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