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서 화상에 숨진 노인, 보험 안 돼…“불법 건축물이라서?”

민소영 2023. 7. 1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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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한 달 전, 제주의 한 마을 경로당에서 점심을 준비하던 70대 노인이 화상을 입어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유족은 치료비 등 보험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사고가 난 곳이 '불법 건축물'이어서라는 게 이유입니다.

민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시 지역의 한 경로당.

지난달, 한 70대 여성이 이곳에 딸린 보조 부엌, 이른바 물 부엌에서 국수를 삶다가 미끄러지며, 하반신에 2.5도 화상을 입는 사고가 났습니다.

치료받던 여성은 합병증이 오며, 사고 보름 만에 결국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경로당 가건물입니다.

보험사 측은 사망자가 화상을 입은 이곳 물 부엌은 '불법 건축물'이어서, 보험금 지급이 어렵다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유족들은 보험사로부터 치료비와 사망 보험금을 받기 어렵다는 안내에 아연실색했습니다.

[유족/음성변조 : "장례 비용이나 이런 부분이 좀 많이 들었는데, 보험 처리가 될 거라고 저희는 생각했어요. 어머니가 노인 경로당에 가시는 걸 좋아하셨는데, 좋아하시는 걸 하다가 돌아가셨는데."]

해당 경로당은 지역 마을회 소유 건물로, 제주시 예산을 받아 제주시노인회가 한 사람에 최고 2억 원 상당의 배상책임 보험에 가입한 상태였습니다.

[김미숙/제주시 복지위생국장 : "우리가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경로당의 개념이라고 하면, 불법이든 아니든 그 경로당 범위 내로 우리는 인정을 하는데, (보험사 측에서는) 건축물 관리대장에 올라가 있는 그런 면적 내에서 이뤄진 것만 해당이 된다, 그런 의견이 있어서."]

제주시는 이 같은 '경로당 보험 사각지대'와 관련해 경로당 가건물을 전수 조사하고, 경로당의 범위를 건물과 그 주변까지 넓혀 책임보험에 가입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또, 노인회가 아닌, 제주시가 직접 책임보험에 가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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