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분기 대선 캠페인 비용, 오바마 때의 10분의 1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3. 7. 1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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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난립에 돈 아끼며 눈치보기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공화당의 주요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선거 자금을 최대한 아끼는 ‘긴축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에서만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후보가 10명이 넘어 유권자들의 관심이 분산되는 상황에서, 대선 레이스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때까진 자금 지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AP 연합뉴스

16일(현지 시각) 공개된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재선 출마를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분기 재선 캠페인으로 총 110만달러(약 13억9200만원)를 지출했다. 지난 2011년 재선 출마를 발표했던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그해 2분기 지출한 금액(약 1100만달러)의 단 10%만 쓴 것이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캠프에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재선대책위원장 등 상근 직원을 단 4명만 고용했고, 선거 본부도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중앙당을 쓰고 있다”며 “이는 웬만한 상원의원 후보의 선거 지출 금액보다도 적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천문학적 금액이 소요되는) 대선판에서 ‘검소함’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출을 최소화하는 것은 공화당에만 총 12명의 후보가 출마해 서로 경쟁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보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대사 등을 포함한 11명의 후보가 ‘반(反)트럼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 참모를 인용해 “공화당 내 극단 세력들이 극도로 분열돼 ‘현금 출혈’을 벌이는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후보군이 좁혀져 자신과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이후 본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운데)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뉴햄프셔주 홀리스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디샌티스 주지사도 캠프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근 다수의 유급 직원을 해고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현직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트럼프를 밀어내기 위해 미 전역을 돌면서 유세를 했음에도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자금 지출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AP통신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개인 제트기로 사용한 금액만 84만달러(약 10억6000만원)가 넘는다”며 “내년 1월 공화당의 첫 예비 선거가 치러지는 아이오와주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향후 캠페인 활동을 이곳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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