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부총통, 내달 美 경유 방문…中 "단호히 반대" 발끈

박가영 기자 2023. 7. 1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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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한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위다레이 대만 외무차관은 이날 라이 부총통이 차이잉원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미국을 경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대만과 정식 수교를 맺고 있지 않지만, 대만 총통과 부총통들은 중남미 순방길에 전용기 급유 등을 이유로 미국을 경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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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부총통/AFPBBNews=뉴스1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한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 간 왕래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불편함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위다레이 대만 외무차관은 이날 라이 부총통이 차이잉원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미국을 경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라과이는 대만의 몇 안 남은 수교 국가다.

위 차관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는지 묻자 "관례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소동을 일으킬 이유나 명분이 없다"고 답했다. 미국은 대만과 정식 수교를 맺고 있지 않지만, 대만 총통과 부총통들은 중남미 순방길에 전용기 급유 등을 이유로 미국을 경유해왔다. 차이 총통은 지난 3월 중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면서 미국을 경유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 등을 만난 바 있다.

라이 부총통의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위 차관은 "(라이 부총통의 미국 경유는) 통상적인 관행"이라며 "이전의 관례에 따라 편리, 안전, 존엄의 원칙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 부총통의 방미가 '관례'라고 하지만 대만이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둔 만큼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대만 총통 후보들이 일반적으로 선거 전 미국을 방문해 현지 관리들과 선거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 부총통은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라이 부총통은 차이 총통보다 더 강한 반중 인사로 꼽히는데, 최근에는 중국 관계에 실용주의가 필요하다는 등 반중 성향을 다소 누그러뜨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라이 부총통의 방미 소식에 강하게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과 대만 사이의 어떠한 형식의 공식 왕래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 독립 분열주의자가 어떤 명목과 어떤 이유로든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며, 미국이 대만 독립 분열주의자와 그 분열 행위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중국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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