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 생산가능인구 2050년까지 1200만명 감소”

이우중 2023. 7. 1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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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동아시아와 유럽이 겪는 급속한 고령화로 세계 힘의 균형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 선임연구원 출신인 필립 오키프는 "라틴아메리카 등 다른 지역은 동아시아 국가와 비슷한 연령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의 성장률을 보이지 못했다"며 원자재에 해당하는 인구가 동아시아처럼 좋은 정책을 만나 상호 작용할 때 인구배당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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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유엔 보고서 인용 보도
65세이상 950만→1800만명 급증
홍콩 이어 고령화 국가 2위 차지
15세 미만 580만→380만명 줄 듯
“新인구대국 경제성장 촉진효과”
한국 등 동아시아와 유럽이 겪는 급속한 고령화로 세계 힘의 균형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늙은’ 나라들이 성장 동력을 잃고 생산가능인구가 풍부한 신흥 인구대국이 이들 국가를 대체하며 빠른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거대한 인구구조 변화는 어떻게 세상을 재편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엔 세계인구전망을 인용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올해 3600만명에서 2050년 2400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같은 기간 65세 이상 노인은 950만명에서 1800만명으로 급증해 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한 국가 2위를 차지하게 되며, 15세 미만은 580만명에서 380만명으로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뒤로는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대만, 그리스, 싱가포르, 슬로베니아, 태국, 독일, 중국 등의 순으로 고령화 국가 상위권이 정해질 전망이다. NYT는 “나이 든 국가의 대부분이 아시아와 유럽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가장 고령화한 국가인 일본은 올해 기준 생산가능인구 2명당 65세 이상 노인 수가 1명 이상이다. 중국 역시 고령화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구 최대 대국 자리를 인도에 내준 중국은 2050년까지 생산 인구가 2억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NYT는 이런 상황을 두고 “중국은 미국 소득 수준의 20%에서 노동 인구가 정점에 도달했다”며 “일부 아시아 국가는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고령화 속도가 유독 빠른 아시아 국가들이 더 큰 변화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에서 100년 이상, 미국에서 60년 이상 걸린 인구 구조 변화가 동아시아·동남아시아에서는 20년 사이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젊은’ 국가들의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부양률이 줄어 경제 성장이 촉진되는 인구배당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NYT는 올바른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엄청난 노동가능인구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나 교육을 받지 못하면 청년 실업이 만연해 좌절한 젊은이들이 더 나은 기회를 얻기 위해 범죄 조직이나 무장 단체로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선임연구원 출신인 필립 오키프는 “라틴아메리카 등 다른 지역은 동아시아 국가와 비슷한 연령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의 성장률을 보이지 못했다”며 원자재에 해당하는 인구가 동아시아처럼 좋은 정책을 만나 상호 작용할 때 인구배당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유한 국가들이 연금·이민 정책 등을 손봐 인구 구조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이런 정책은 당장 거센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프랑스가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상향하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다가 전국적인 시위에 휩싸였고, 세계 각지에서 이민 규제를 주장하는 우파 정당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것은 연금·이민 정책 개혁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NYT는 전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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