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터 낮은 임시 제방…“기존 제방이었으면”
[KBS 청주] [앵커]
지하차도 참사의 주 원인으로 임시로 만든 미호강의 제방 유실이 지목되고 있죠.
어제 인근 교량 건설 현장에서 기존 제방을 헐고 이보다 낮은 '임시 제방'을 쌓았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만, 만약, 기존 제방이 유지됐다면 유실은 없었을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호강의 수위가 9.2m에 다달아 홍수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것은 사고 당일인 15일 오전 6시 30분입니다.
비슷한 시각, 오송 지하차도에서 400m 정도 떨어진 임시 제방 현장에서는 중장비가 동원돼 천막을 덧씌우고 흙을 다지는 보강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교량 건설을 위해 임시 제방을 쌓은 행복도시건설청, 건설청이 밝힌 제방의 높이는 해발 고도로 29.74m입니다.
홍수경보 심각 단계의 기준 수위 9.2m를 해발고도로 환산하면 28.98m, 범람까지 채 1m도 남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오전 8시 10분, 미호강 수위는 9.96m, 해발고도로 바꿔보면 임시 제방 높이까지 올라 강물이 흘러 넘치기 시작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강 수위는 계속 상승해 오전 9시 50분, 최고 수위 10.09m, 해발 고도로는 29.87m까지 오릅니다.
강 수위는 이미 임시 제방보다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철거된 기존 제방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위입니다.
[장석환/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기존 제방이 31.3m니까 안 넘었죠. 그렇지만 임시 제방은 넘었죠. 설계 기준을 지켰다고 하더라도 물은 그쪽으로 빠졌는데, 더 심각한 것은 터졌으면 그건 안 되는 거죠."]
행복도시건설청은 앞서 교각과 교량 상판 높이를 고려하다 보니 임시 제방을 기존 제방보다 1m가량 낮게 쌓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최병우/마을 주민 : "며칠 전부터 뉴스에 집중호우 온다고 얘기했는데, (제방 보강) 하나도 하지 않았단 말이에요."]
주변 다른 임시 제방들도 유실되거나 물이 넘쳤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라 행복도시건설청의 부실 대응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그래픽:김선영
이만영 기자 (2man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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