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오송 지하차도서 3명 목숨 구한 화물차 기사

화물차 기사 유병조씨는 3명을 구해내 함께 생존했다. [사진 = SBS 뉴스 갈무리]

14t 화물차 운전기사가 오송궁평지하차도 침수 때 3명의 소중한 목숨을 익사 위기에서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CJB보도에 따르면 화물차 기사 유병조 씨(44)는 오송 지하차도 침수 때 차 지붕위로 피한 뒤 주변에 있던 3명의 목숨을 구해냈다.

유씨는 지난 15일 오전 오송 지하차도에 물이 차오르던 순간 버스의 시동이 꺼진 것을 보고 뒤에서 추돌하며 버스와 함께 지하차도 밖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유씨는“같이 탈출해보려 처음에 뒤에서 박았는데, 안 밀리더라. 그 상태에서 제 차는 시동이 꺼졌다”며 당시의 위험한 상황을 회상했다.

물이 계속 차오르자 유씨는 창문을 부숴 화물차 지붕으로 올라갔다. 그 순간 버스에서 휩쓸려 나온 20대 여성이 화물차 사이드미러를 붙잡고 버티는 것을 발견했다. 유씨는“옆에 아가씨가 매달려있더라. 손을 잡고 일단 화물차 위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구조를 청하는 비명에 주변을 둘러보자 차량 뒤쪽으로 물 위에 떠 있는 남성을 발견했다. 유씨는 먼저 그를 난간을 붙잡게 한 뒤 또 다른 남성도 구했다. 유씨는“남자 두 분은 (물에) 떠서 계속 살라달라고 저에게 이야기하더라. 침착하게 움직이지 않으니까 얼굴만 물 밖으로 딱 나와 있더라”라며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오송 지하차도에서 9명이 구조됐다. 그중 4명이 유씨와 유씨가 구한 3명이다.

여성 생존자의 부친은 사고 이후 유씨를 만나 “(딸이) 저는 힘이 없으니까 손 놓으시라고 했는데 (유씨가) 끝까지 잡아서 높은 곳까지 올려줬다. 자신도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구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15일 사고로 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고, 14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