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빅3’ 스무살 청년 황제 대관식…알카라스, 조코비치 꺾고 ‘최고 권위’ 윔블던 우승
프랑스오픈 패배 설욕…남자 테니스 세대교체 알리고 랭킹 1위 사수
대회 5연패 눈앞에서 놓친 조코비치 “빅3 장점 모두 갖춘 선수” 극찬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는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이 끝난 뒤 우승자인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를 향해 “그는 나와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 라파엘 나달(136위·스페인)의 장점을 모두 갖춘 선수다. 솔직히 말해서 알카라스 같은 선수와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극찬했다.
알카라스는 이날 조코비치와 4시간42분간 풀세트 접전을 벌인 끝에 3-2(1-6 7-6<8-6> 6-1 3-6 6-4)로 이겨 생애 첫 윔블던 정상에 섰다.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개인 2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알카라스는 17일 발표된 주간 랭킹에서 4주째 1위를 지켰다. 졌다면 조코비치에게 1위를 내주는 상황이었다. 우승 상금은 235만파운드(약 39억1000만원)다.
4대 테니스 메이저대회로 꼽히는 윔블던은 메이저대회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알카라스가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의 ‘빅3’ 중에서도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조코비치를 윔블던에서 꺾고 우승했다는 것은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빅3’의 시대에 종언을 고한 것과 다름없다.
메이저대회에서 처음으로 남자 단식 20회 우승 고지를 밟은 페더러는 지난해 은퇴했고, 메이저대회 22번 우승자인 ‘흙신’ 나달도 내년 은퇴를 예고하고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있다. 빅3 중 가장 뛰어난 기량을 마지막까지 유지하고 있는 조코비치가 5연패와 통산 8번째 우승에 도전한 윔블던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패한 것은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볼 수 있다.
2003년생 알카라스는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2018년 프로로 데뷔한 그는 2021년 18세의 나이로 크로아티아 우마그 대회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개인 첫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마스터스 1000시리즈인 마이애미오픈, 마드리드오픈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연거푸 작성하고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따내 ‘차세대 테니스 황제’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가장 어린 나이(19년5개월)에 연말 랭킹 1위를 차지하는 기록도 썼다.
이번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인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 불참한 알카라스는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4강까지 올랐다. 하지만 조코비치를 만나 1-3으로 패하며 처음으로 쓴맛을 봤다. 3세트 초반부터 찾아온 근육 경련이 문제였다.
알카라스는 긴장감이 이런 문제를 야기했다고 판단하고, 윔블던을 앞두고 2020년부터 함께한 심리학자와 면담을 하며 정신력을 가다듬었다. 이는 이번 결승에서 제대로 통했다. 알카라스는 조코비치에게 1세트를 1-6으로 쉽게 내주며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내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당한 타이브레이크 패배였다. 3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3-1로 앞선 상황에서 맞은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13번의 듀스 접전 끝에 브레이크하고 포효했다.
알카라스는 우승 후 “솔직히 테니스의 새 세대가 아닌 나를 위해 승리했다”면서도 “차세대 선수들이 조코비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나에게도 좋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카라스는 여세를 몰아 오는 8월28일 개막하는 US오픈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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