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청소 노동자들 희생…아들 결혼 앞둔 버스기사도 주검으로
[앵커]
희생자 가운데엔 자식에게 짐 되지 않겠다며 일하러 가던 70대 청소 노동자들도 있었습니다.
승객들을 탈출시키려다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 50대 버스기사는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 이예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사고 전날 저녁, 밥은 챙겨 먹었냐는 안부 전화가 어머니와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청소노동자 유족/음성변조 : "너무 연락이 안 되고. 실종 신고를 하고 위치 추적을 해보니 마지막 위치가 거기 지하차도더라고요."]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다며 일흔이 넘어서도 일손을 놓지 않았던 어머니는 청소 노동자였습니다.
사고 당일도 출근을 서두르던 중이었습니다.
[청소노동자 유족/음성변조 : "원래 502번이라는 노선을 자주 타시는데, 그게 747번이 급행이다 보니까 비가 오고 해서 그 버스를 타신 것 같기는 해요."]
지하차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노동자는 모두 3명.
물이 들어차는 버스 영상 속, 뒷모습으로 남은 여성들입니다.
모두 함께 일하는 동료이고 친구였던 거로 전해졌습니다.
[청소노동자 유족/음성변조 : "이제 일 그만하시라 했는데, 친구분들이랑 같이 일하고 얘기 나누고 하는 게 너무 좋다고."]
지하차도에 물이 차자, 창문을 깨고 대피를 안내했던 747번 버스 운전기사.
결국, 주검으로 발견된 그는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허원범/동료 버스기사 : "창문을 깨고 형님이 그 순간에 노약자를 탈출을 시켜야 된다. 항상 타의 모범이 됐어요 형님이. 그래서 더 안타까워요."]
동료들은 교통 통제를 피해 우회로로 간 버스 기사를 탓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종화/동료 버스 기사 : "다리까지 못 가게 하면서 통제를 해놓고. 지하도롤 통제 안 하면 그건 안 되는 거죠."]
아무런 준비 없이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이들은 무엇 때문에 이런 희생을 치른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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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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