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고교생 32% “거의 매일 당했다”

김나연 기자 2023. 7. 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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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발원, 초4~고3 조사
13만명 중 1.6% “학폭당해”
학년 오를수록 빈도 높아져
가해 학생 61.5% “이유 없이”

학교폭력 피해 고등학생 3명 중 1명은 거의 매일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해 학생의 60% 이상은 장난으로 혹은 별다른 이유 없이 학교폭력을 행했다고 답했다. 17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19일~10월18일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15만4514명(13만2860명 응답)을 조사한 결과를 종합한 ‘2022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분석보고서’를 공개했다.

통상 1학기에는 초4~고3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해 학교폭력 발생 양상을 조사하고, 2학기에는 초4~고2 학생의 4%가량을 표본조사하면서 더 자세한 문항을 바탕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까지 조사한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는 응답자는 총 2113명(1.6%)이었다.

학교폭력 피해 빈도는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거의 매일’ 학교폭력을 당한다고 응답한 피해 학생은 고등학교 32.0%, 중학생 23.6%, 초등학생 20.0% 순이었다. 학교급별 피해율은 초등학생 2.9%, 중학생 1.0%, 고등학생 0.3%로 나타났다.

실제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2258명)의 61.5%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폭력을 행사했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일반적인 인식도 비슷했다.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이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지 최대 9가지 이유를 선택하도록 하자 66.4%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라고 했다. 학생들은 학교폭력을 접한 경험이 적을수록 학교폭력의 원인을 장난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 유형을 보면 ‘같은 반 학생에 의한 피해’가 68.3%로 가장 많았다. 초·중·고교, 남학생·여학생 집단에서 모두 1위였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69.1%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27.3%)과 집단따돌림(21.3%), 사이버폭력(13.9%), 성폭력(9.5%) 등이 뒤를 이었다.

학생들은 학교폭력 예방교육 방법으로 ‘공감·의사소통·감정조절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29.1%)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학교폭력 가해자뿐 아니라 많은 학생이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폭력이 발생한다고 응답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학교폭력의 원인, 대책의 효과를 심층 분석해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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