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부 19일까지 300㎜ ‘장마 마지막 고비’, 또 새벽에 퍼붓는다

박상현 기자 2023. 7. 1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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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야행성 극한 호우
육군 35사단 군산대대 장병들이 16일 집중 호우로 토사유출 피해를 입은 전북 군산시 구암동에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35사단 제공/뉴스1

극심한 수해(水害)가 발생한 충청권과 남부 지방에 19일까지 최고 300㎜ 폭우가 예고됐다. 거대 두 기단의 세력 다툼 속에서 이달 13일부터 밀도 높게 발달한 장마전선은 19일 오전까지 많은 비를 뿌리고 차차 한반도를 빠져나갈 전망이다. 이번 장마의 ‘마지막 고비’라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기존 장마전선에 큰 비구름대가 더해지며 19일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17일 예보했다. 17~19일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과 남부지방 100~300㎜, 제주도 100~500㎜, 경기·강원권 10~120㎜, 서울·인천 10~60㎜다. 장마전선이 정체하며 집중호우를 퍼부은 충청도와 남부 지방에 비가 집중하는 현상이 계속되겠다.

우리나라는 18일부터 충청·경북·전북권에 정체 중인 장마전선과 한반도 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비구름대를 품은 저기압은 한반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통과할 예정인데, 이미 많은 비가 내린 충청권과 남부에 다시 폭우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충청·경북·전북권은 좁은 구역에 많은 비를 뿌리는 ‘띠’ 형태 장마전선이 머물며 홍수 피해를 보았다. 여기에 넓은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는 저기압까지 지나가며 이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내린 데 또 내리는 것이다.

많은 비가 시작된 13일부터 17일 오후 4시까지 충청·전북·경북권에 300~580mm, 수도권과 강원·전남·경남권·제주도에 비가 100~400mm 내렸다. 문제는 18일부터 다시 집중호우가 시간당 30~60㎜ 퍼붓는다는 점이다. ‘매우 강한 비’의 기준이 시간당 30㎜ 이상이다.

지역별로 비의 ‘정점’은 다르겠다. 18일 경기·강원권에선 새벽부터 아침까지, 충청권은 새벽부터 낮까지, 전북·경북권은 종일 비가 강하게 내리겠다. 여름철 비는 밤사이 비구름대가 크게 발달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잠자는 시간인 새벽에 침수나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토사 붕괴 위험 지역에선 미리 대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랜 비로 지반이 약해져 폭우가 짧게 내려도 산사태가 날 수 있다.

마지막 고비의 변수는 저기압이다. 현재 예보에선 한반도 남쪽에서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고 있다. 예상대로 저기압이 발달하면 충청권과 남부, 제주도에 강수가 집중되겠다. 그런데 대기가 워낙 불안정해 저기압이 발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수증기가 우리나라 전역으로 폭넓게 들어오면서 강수 집중 구역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픽=김하경

이번 장맛비로 곳곳에서 ‘7월 일 강수량 최고값’이 경신됐다. 전주는 14일 251.5㎜가 퍼부어 하루 동안 역대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청주는 15일 256.8㎜가 내려 2017년 7월 15일 290.2㎜ 이후 둘째로 비가 많이 내린 날로 기록됐다. 부산은 16일 259.2㎜가 내려 2009년 7월 7일 310㎜, 16일 266.5㎜에 이어 7월 강수량으로는 역대 셋째로 많은 비가 내렸다. 대부분 남부 지방이다. 이런 양상은 동태평양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가 발달할 때 예고됐다. 엘니뇨는 우리나라는 남부 지방으로 수증기가 많이 유입돼 비가 집중되고, 중부엔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내린다. 최근 장마는 과거와 달리 좁은 지역에 많은 양을 퍼붓고 있다. 지역별 강수량 편차가 크다. 과거처럼 전국에 골고루 비를 뿌리지 않기 때문에 수도권은 충청, 남부 지방에 비해 비가 덜 온 것이다.

폭우를 퍼부은 이번 장마전선은 19일 한반도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19일부터 우리나라 남쪽으로 움직이며 제주도 남쪽 해상까지 내려가 한반도를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기압도 같은 날 동해상으로 빠져나가겠다. 다만 장마전선은 한반도를 빠져나가는 기간 계속 강하고 많은 비를 뿌리며 마지막 몽니를 부리겠다.

비가 그친 19일 오후부터 기온이 빠르게 오르겠다. 20~21일 장마전선 끄트머리에 걸친 제주도에 비가 내리겠고, 내륙엔 오랜만에 강수가 없겠다. 비구름이 물러간 한반도는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전국이 가끔 구름 많은 가운데 곳곳에서 낮 기온이 33도까지 치솟는 폭염(暴炎)이 찾아오겠다. 일부 중부·남부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되겠다. 장기간 내린 비로 내륙이 축축한 상태라 습도가 높아 체감기온과 불쾌지수는 실제보다 높겠다.

22일부터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새로운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하며 전국에 비를 뿌리겠다. 22~24일은 전국, 25~26일은 중부지방과 전북권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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