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도, 전기도 '뚝'…도시락으로 버티는 봉화군 사람들

최지우 기자 2023. 7. 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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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더미 위로 집 지붕만 보입니다.

바로 옆 비닐하우스는 밀려온 흙더미에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이틀 전 산사태로 이 집에 살던 부부가 숨졌습니다.

집으로 들어가는 다리는 아직도 끊겨 있습니다.

윗 마을에서 뽑힌 채 떠내려온 기둥은 하천에 꽂혀 있습니다.

[이은신/경북 봉화군 학산리 : 이 도로가 통째로 다 깎여가지고 강으로 다 묻혀버린 거예요.]

마을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마저도 흙더미에 막혔었습니다.

어젯밤 겨우 복구됐지만 흙탕물은 남아 있습니다.

이 길이 열리기 전까진 음식과 물을 걸어서 날랐습니다.

[이은신/경북 봉화군 학산리 : 병원 다니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분들은 여기까지 오셔가지고, 여기서 업어가지고 저 밑에 도보로 걸어서 차 오라고 해가지고 거기서 다시 모시고…]

나흘째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전기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쓰는 곳이라 마실 물도 마땅치 않습니다.

[정무식/경북 봉화군 학산리 : 농사용 물도 못 쓰고, 집에 물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 되는 거지.]

오늘(17일)에서야 전신주 복구가 시작됐습니다.

먹을 것도, 마실 것도 구하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은 회관이나 경로당에 모여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손영식/경북 봉화군 학산리 : 도시락이죠. 글자 그대로 도시락. 반찬하고 밥하고. 옛날 군대 생각하면 트라이지. 뚜껑 덮어가지고.]

이렇게 이웃과 집을 잃은 봉화군 이재민 800여명은 지금도 임시대피소에서 복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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