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시스 느껴지는 악역, 계속해도 재밌네요”
돈·권력 다가진 법무법인 오너이자 남편
신사적 모습 이면에 온갖 악행 저질러
4년 공백후 복귀작… 63國 TOP 10위에
“최근 빌런에 매료돼… 진태전도 매력적
얼마나 이유 있는 악인인가가 중요해
예전엔 내가 얼마나 멋있는지 봤다면
이젠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지 집중”
“최근 빌런(악당)이라는 것에 매료돼 있기는 합니다. 빌런의 세상인가라고 느껴질 정도죠. (영화 등을 보면) 빌런이 누구인지, 빌런이 얼마나 센지가 (이야기를) 좌지우지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진태전이 매력적이었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진태전 연기가 쉬운 건 아니었다. 이동건은 “진태전은 양극화가 극단적인 인물이지만, 이 또한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의 일부”라며 “다만 진태전은 자신의 ‘발작 버튼’이 눌러져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태전은 드라마 초반 신사적인 남성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동생 진채희(한재인)의 클럽 마약 사고 이후 돌변한다. 119에 신고하려는 서아리를 거칠게 말리며 사고를 은폐한다. 이후로도 진태전은 사고를 은폐하려 온갖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서아리에게 누명을 씌우는 한편 자신의 잘못을 폭로하려는 한준경(강민혁)을 해치려 한다.
“드라마 초반 근사한 남편인 것처럼 등장하는데, 동생과 접점이 많지 않던 그가 급변한 이유에 대해 감독님께서 ‘진태전의 이유에는 동생이 중요하지 않다’고 답해주셨죠. 그 한 마디로 ‘유레카’를 느꼈어요. 자기가 가진 것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되거나 진흙이 튀는 것만으로도 악인에게는 충분하다는 걸 깨달았죠.”
오랜 공백 이후 복귀이지만, 드라마는 큰 성공을 거뒀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셀러브리티는 프랑스, 포르투갈, 인도,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전 세계 63개국에서 TOP10에 올랐으며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글로벌 TOP10 TV(비영어) 부문에서 1위에 등극했다. 이동건은 “내가 주변에 어울리는 사람들은 아저씨들이라서 반응이 많지 않다”며 “채팅창에 올라오는 반응은 좀 보기 무서워서 피하는 편이다 보니 건너 건너 평가를 듣고 있다”고 아직 실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건은 1998년 가수로 데뷔한 뒤 이듬해 배우로 전향. 올해로 배우 생활 24년이 됐다. 나이도 어느덧 42세. MBC 시트콤 ‘세 친구’(2000)에서 눈치 없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캐릭터로 얼굴을 알렸고, SBS ‘파리의 연인’(2004)에서 “이 안에 너 있다”라는 대사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지금도 그를 그 대사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그것보다 잘될 수 있을까? 더 센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그냥 감사할 뿐이다”며 “파리의 연인은 내 삶에 한 번 주어질 수 있는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내가 얼마나 잘났고, 멋있는 놈인지, 판타지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지를 봤다면 이제는 그런 건 절대 선택의 옵션에 없다”며 “내가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지, 잘 묻어날 수 있는지를 보고 있다. 나라는 배우가 쓸모가 있고, 나에 대한 니즈(요구)가 있는 그런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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