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푸틴, 흑해곡물협정 계속하길 원할 것”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흑해곡물협정 중단을 두고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협정에 복귀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오늘 발표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친구(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인도주의적 연결고리인 협정을 계속하길 원한다고 믿는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8월 튀르키예를 방문하기 전에 그와 사전에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협정을 연장하기 위한 “방해 없는” 합의가 8월 이전에 여전히 가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논의를 통해 진전을 이루고 멈춤 없이 우리의 길을 계속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는 러시아측의 입장과 상반된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튀르키예 시간으로 이날 자정 만료되는 흑해곡물협정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종료 이유로 자국이 내세운 조건이 시행되지 않은 점을 들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흑해가 봉쇄되자 2000만t이 넘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길이 막혔다. 식량 가격이 상승하고 아프리카와 중동 등 주요 수입국의 식량난이 가중되자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재에 나서 같은 해 7월22일 흑해곡물협정이 체결됐다.
이후 1년 동안 밀과 옥수수 등 3280만t의 식량이 흑해와 접한 우크라이나 항구 세 곳을 통해 3개 대륙 45개국으로 수출됐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이탈 위협 속에서도 세 차례 연장되며 식량 부족과 곡물 가격 급등세를 진정시키는 성과를 거뒀으나, 러시아의 이번 발표로 종료될 위기에 처했다.
협정이 끝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 식량 위기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흑해곡물협정이 체결되기 전인 지난해 6월 세계 밀과 옥수수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56.5%와 15.7% 상승한 바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외부의 식량 지원을 필요로 하는 국가가 45개국에 달한다면서, 식량 가격 급등이 “우려할만한 수준의 기아를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서방은 협정 종료를 규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협정 종료를 비판하며 “EU는 전 세계 취약층을 위한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또한 “매우 실망스럽다. 필수 곡물에 대한 수백만명의 접근을 앗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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