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이상 폭우가 쏟아진 부여·청양 농민 '망연자실'

윤신영 기자 2023. 7. 17. 20: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충남 청양과 부여 농민들의 목소리다.

전날(16일)부터 비가 조금씩 그치자 농민들은 축사와 비닐하우스에 나와 청소하면서 애를 썼다.

17일 청양에서 만난 한우를 키우는 농민들은 걱정스런 기색이면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농민들은 물이 많이 들어와 체구가 작은 송아지는 직접적 익사하는 경우가 많았고 찬물에 오랜 시간 잠겨 사람이 감기 걸리는 것처럼 송아지와 임신 중인 암소들의 건강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축산농가, 산더미처럼 쌓인 흙, 부유물 처리에 도움 절실
하우스 농가, "겉보긴 괜찮아 보일지 몰라도 이미 죽은 것"
축사 입구부터 토사가 가득차 있다. 사진=윤신영 기자

"이 많은 흙을 치워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미 죽었어요 어차피 죽을 걸 돌봐 뭐합니까. 큰일 이에요"

충남 청양과 부여 농민들의 목소리다.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동안 청양과 부여에는 각각 430.6㎜, 440.2㎜ 많은 비가 퍼부었다. 전날(16일)부터 비가 조금씩 그치자 농민들은 축사와 비닐하우스에 나와 청소하면서 애를 썼다.

17일 청양에서 만난 한우를 키우는 농민들은 걱정스런 기색이면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농민들은 물이 많이 들어와 체구가 작은 송아지는 직접적 익사하는 경우가 많았고 찬물에 오랜 시간 잠겨 사람이 감기 걸리는 것처럼 송아지와 임신 중인 암소들의 건강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한 농민은 "홍수물이 가슴까지 들어찼어요. 그렇다 보니 아무리 볏짚을 밑에 두고 해서 소들이 피할 수 있게 해도 송아지는 많이 죽었습니다"라며 "살아남은 소들도 면역력이 약한 임신한 소나 송아지들이 힘이 없어 주저앉고 있다"고 말했다.

흙과 부유물들을 치우고 있는 농민. 사진=윤신영 기자

다른 농민은 "가장 먼저 축사 안에 들어찬 더러운 흙들과 죽은 개체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너무 양이 많아 엄두도 안난다"며 "마침 아침부터 군인들이 지원 나와 마음이라도 든든하다"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또 다른 농민은 "송아지가 벌써 몇 마리째 주저앉아 있다"며 수의사에 상황을 보고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해당 지역엔 32사단이 홍수로 쌓인 흙들과 부유물을 정리하기 위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농민들은 가축들의 전염병을 방지하기 위해선 더러운 흙을 빨리 치워야 하고 이에 대한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피해 입은 수박의 모습.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이미 피해입은 상태다. 사진=윤신영 기자.

이날 오후 방문한 부여 금강 인근 정동리 하우스 단지는 반대로 죽은 듯이 조용했다. 농로는 정리돼 있었지만 하우스에서는 일하고 있는 농민은 아무 곳에도 보이지 않았다.

메론과 수박을 키운다는 한 농민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메론과 수박의 경우 일단 열매가 열린 이후 물에 잠기게 되면 그냥 죽었다고 보면 된다"며 착찹한 심경을 토로했다.

하우스들은 정돈이 돼 있었지만 적막감만 감돌았다. 사진=윤신영 기자

부여 방울토마토도 침수피해가 심각했다. 한 관계자는 "방울 토마토가 홍수피해를 입게 되면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일단 토마토 묘목의 생장이 급격히 느려지고 토마토가 열리는 양이 줄어 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리는 토마토도 먹기좋게 빨간색에 단단한 토마토가 아니라 옅은 색고 물컹한 촉감으로 변해 상품가치도 없게 된다"며 "한해 농사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며 안타까워 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