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눈물과 울분이 가득 메운 오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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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하기 짝이 없죠. 40년 간 가족처럼 지냈던 사람이 한순간에 가버렸으니 그 심정을 말해 뭐해요."
17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희생자의 빈소가 차려진 청주성모병원 장례식장은 그야말로 참담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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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모습 드러내는 사고현장, 수색작업 속도
불안감 느끼는 시민들 "비 또 온다는데 어쩌나"
"황망하기 짝이 없죠…. 40년 간 가족처럼 지냈던 사람이 한순간에 가버렸으니 그 심정을 말해 뭐해요."
17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희생자의 빈소가 차려진 청주성모병원 장례식장은 그야말로 참담한 분위기였다.
이곳엔 747번 급행버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모(70대) 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었다. 10년 넘게 요양보호사로 일한 김 씨는 이른 아침부터 청주에서 오송으로 부지런히 출근길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김 씨의 유가족들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청주시 등 지자체 관계자들이 방문해 위로의 뜻을 전하자 이내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모습을 바라보던 일부 조문객들은 "억울해서 못 보낸다"며 주저앉아 흐느꼈다.
김 씨의 지인 박모(60대) 씨도 이 광경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다 장례식장 밖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박 씨는 김 씨를 '강직하고 건강한 언니'로 기억하고 있었다.
박 씨는 사고 당일 현장을 직접 찾아 소방당국을 향해 실종자들에 대한 신속한 수색을 요청하기도 했다.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박 씨는 "소방대원들이 수색을 위해 보트를 타고 지하차도 안으로 들어가길래 어서 들어가서 우리 언니 좀 찾아달라고 외쳤었다"며 "수영도 잘하는 언니라 헤엄쳐서라도 나오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됐다. 살아서 오랬더니 차가워져서 왔다"고 고갤 떨궜다.
같은 날, 사고 현장인 궁평2지하차도는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방당국과 군당국은 비가 그친 지난 16일 밤부터 배수작업을 벌여 터널에 가득 찼던 물 9할을 빼냈다. 그 과정에서 앞서 5명의 사망자가 나온 747번 급행 버스 기사를 비롯해 40·50대 남성과 20대 여성을 발견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현장을 통제하던 관계자는 "오후부터 비 예보가 또 있기 때문에 수색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용 소방 장비를 현장에 배치해 최대한 작업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수습으로 바쁜 곳은 지하차도뿐만이 아니었다. 사고 현장에서 500m 떨어진 강내면 석화리, 월탄리, 사곡리, 태성리 마을 주민들도 강물에 잠긴 상가와 논밭 등 시설피해 복구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흐트러진 집기 등을 정리하면서도 미호강 너머 지하차도를 바라보며 실종자 구조가 신속하게 이뤄지길 염원했다.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호우 속, 지역 주민들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면서도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우려하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청주 시민 김모(20대) 씨는 "청주는 비가 많이 내리거나 비로 인한 피해가 컸던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비가 많이 내리는 것도 무섭지만 다리나 터널, 지하차도 등만 봐도 공포심이 든다. 언제 물이 차고 무너질지 모르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하지 않은 지자체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또 다른 시민 이모(30대) 씨는 "피해가 없어 허탕을 치는 일이 있더라도 현장에 가서 움직이고 조치했다면 어땠을까"라며 "이번 일로 청주시에 신뢰를 잃었다. 이번 사고를 통해 문제점을 직시하고 앞으로 예고된 비에 빈틈없는 행정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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