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식의 와인스토리] 샤또네프 뒤 빠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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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송 가수 르노(Renaud)의 히트곡 '미스트랄 가냥'(Mistral Gagnant, 미스트랄 당첨자)의 가사에서나 익숙했던 '미스트랄(론강 계곡을 따라 지중해쪽으로 부는 한랭한 바람)'을 실제로 맞부딪치니, 온몸이 날아갈 듯했다.
론강을 따라 가파른 계곡에 형성된 북부론과 달리, 강의 중하류로 내려오며 비교적 평지에 자리잡은 남부론의 대표적인 마을은 샤또네프-뒤-빠쁘(Chateauneuf-du-Pap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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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송 가수 르노(Renaud)의 히트곡 '미스트랄 가냥'(Mistral Gagnant, 미스트랄 당첨자)의 가사에서나 익숙했던 '미스트랄(론강 계곡을 따라 지중해쪽으로 부는 한랭한 바람)'을 실제로 맞부딪치니, 온몸이 날아갈 듯했다. 가로수들이 일제히 남쪽으로 15도쯤 기울어진 풍경도 이해됐다. 남부론에 연평균 130일 부는 북풍 미스트랄은 포도나무에 이롭다. 봄에는 포도나무를 서리로부터 보호하고, 수확 전에는 포도의 당도를 높이고 비가 온 후 건조시켜 곰팡이병을 예방한다.
론강을 따라 가파른 계곡에 형성된 북부론과 달리, 강의 중하류로 내려오며 비교적 평지에 자리잡은 남부론의 대표적인 마을은 샤또네프-뒤-빠쁘(Chateauneuf-du-Pape)이다. '교황의 새로운 성'이라는 의미인데, 이 마을은 14세기 아비뇽(Avignon)에 유폐됐던 교황의 여름 별장으로 사용된 것에서 명칭이 유래했다. 교황청이 있는 남쪽 아비뇽과 로마시대 원형극장과 개선문이 잘 보전된 북쪽 오랑쥬(Orange) 사이에 론강 좌안에 위치한다.
마을을 상징하는 교황의 성은 마을 중심의 언덕 맨 위에 있어, 아주 멀리서도 온전한 윤곽으로 잘 보인다. 하지만 언덕 뒤편으로 올라가보면, 망루 남쪽면과 성의 서쪽벽만 남아있는 폐허다. 종교전쟁으로 손상되기는 했었지만 1910년과 1935년 보수를 거친 샤또를 세계2차대전 중에 독일군이 무기저장고와 방공기지로 활용하다가, 연합군이 지중해쪽 프로방스에 상륙하자 1944년 8월 20일 철수하면서 보관 중인 폭탄과 탄약을 폭발시켜 성의 동북쪽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이 교황의 성은 교황 요한 22세가 즉위 후 1년 뒤인 1317년에 건축을 시작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건축 완료 후 1년 뒤인 1334년에 서거했다.
1936년 5월 프랑스 최초 AOC의 하나로 공표된 와인지역 명칭 샤또네프-뒤-빠쁘(이하 약칭 CDP)는 약 3200헥타르인데, 보르도의 AOC 마고(Margaux, 마고 외에 깡뜨낙 등 4개 마을 포함)처럼 샤또네프-뒤-빠쁘 마을 외에도 4개 마을(Commune)의 포도밭을 포함한다. 샤또네프-뒤-빠쁘가 1706헥타르로 약 53%를 차지하고, 꾸르떼종(Courthezon) 663헥타르, 오랑쥬 381헥타르, 베다리드(Bedarrides) 353헥타르, 소르그(Sorgues) 128헥타르 순이다. CDP의 포도밭 규모는 마고(1350헥타르)와 쌩떼밀리옹(5500헥타르)의 중간 수준이다.
CDP는 백악기와 신생대 빙하기를 거치며 알프스에서 흘러와 퇴적된 토양으로, CDP의 토양지도는 다양한 표토와 심토의 조합으로 총 15종으로 분류된 토양들의 모자이크화 같아 보인다. 크게는 4가지 토양으로 분류되는데, 둥근 자갈(북서/남동), 모래와 진흙(북동), 붉은 사암(남/북), 석회질 토양(서쪽)이다. CDP를 대표하는 규암(Quartzite) 성분의 둥근 자갈은 보르도나 북부론에서처럼 낮 동안의 열기를 보존해 강렬하고 복합적인 구조의 와인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샤또 까브리에르(Cabrieres)를 찾아가다가 만난 자갈 언덕 포도밭은 흰 눈이 덮인 방뚜(Ventoux) 산을 배경으로 환하게 빛났다. 상상으로 포도나무들을 지우니, 지중해 니스(Nice)의 자갈 해변이 떠올랐었다.
CDP에서는 1/3 정도의 농장이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이전 칼럼에서 언급한 루아르(2/3)보다는 낮지만, 프랑스 전체 평균(14%)보다는 훨씬 높은데, 이는 미스트랄의 덕인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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