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덮친 뒤에야 대피 명령‥경상북도·예천군 대비도 대응도 늦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 집중 호우로 경북 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예상을 벗어날 만큼 거센 비가 오기도 했지만, 예천군과 경상북도의 대응도 문제였는데요.
산사태가 시작된 뒤에야 대피 문자를 보냈고 그마저도 어디로 피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내용조차 없었습니다.
경상북도가 강제 대피 명령을 내린 건 산사태 신고가 처음 접수된 지, 20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5일 새벽, 깊은 잠에 빠진 주민들을 깨운 건 뒷산이 '쿵쿵' 울리는 소리였습니다.
[유경호/경북 예천군 벌방리] "깜깜한데 새벽에 당했으니까 알 수 있습니까. 어떻게든 나와서 '쿵쿵' 소리 들어서 나와보니까 그런 현상이 일어나니까‥"
예천 지역에 첫 산사태 신고가 접수된 건 새벽 0시 58분.
하지만 예천군이 첫 대피 문자를 보낸 건 1시간 가까이 지난 1시 47분이었습니다.
산사태 경보가 내려졌으니 '유사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글이 전부였습니다.
예천군은 새벽 3시 15분엔 '일부 지역 침수 위험이 발생 중이니 위급 상황 발생 시 대피하라'는 문자를 다시 주민들에게 발송했습니다.
지금 어느 곳이 위험한지, 어디로 피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우순남/경북 예천군 벌방리] "그냥 산사태 난다는 지역이 예천하고 영주하고 어디하고 난다고 문자는 오지. 어디라는 소리는 안 하고. 예천지역, 영주지역…"
일부 지역에 전기 공급이 끊긴 데다 거센 빗줄기 속에 대피 방송도 제때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김종태/경북 예천군 벌방리] "(미리) 피하라고 방송했으면 소중한 물건만 갖다 치워 버렸으면 되는데 하나도 못 가져왔어요. 주민등록, 핸드폰, 농협 예금해 놓은 거 돈 50만 원 찾아 놓은 거… 그대로 몸만 빠져나왔지."
정작 경상북도가 도지사 명의로 대피 명령을 내린 건 만 하루가 거의 다 된 밤 9시였습니다.
이미 산사태가 온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 뒤였습니다.
사고 이후 대응도 엉터리였습니다.
경상북도와 예천군이 발표한 사망자 수는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경북도청 관계자] "소방본부의 인명 피해 현황을 받아 상황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심정지 환자의 경우 의사의 사망 판정 후 사망자로 분류됩니다."
대비부터 대피, 사고 수습까지 계속된 혼선.
이번 집중호우로 예천군에서만 9명이 사망했고 아직도 산사태에 휩쓸린 주민 8명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배경탁(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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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차영우, 배경탁(안동)
김서현 기자(ksh@and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0465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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