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예천 산간 마을‥'뻘밭' 속에서 기약 없는 수색
[뉴스데스크]
◀ 앵커 ▶
최악의 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예천에서는 사흘째 실종자를 찾는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완전히 끊겼고, 현장이 흙더미에 뒤덮여 있어서 접근조차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실종자 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소백산 자락의 한가롭던 마을, 예천군 백석리.
산사태 발생 사흘째, 아직도 흙탕물이 쉴 새 없이 내려옵니다.
마을주민 5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한 예천군 백석리로 가는 마을의 입구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산사태로 도로 곳곳이 붕괴돼 접근조차 쉽지 않습니다.
30분을 걸어 오른 뒤에야 들어선 마을.
종잇장처럼 구겨진 집들.
폭격을 맞은 듯 온통 폐허가 됐습니다.
산비탈을 따라 옹기종기 14가구가 살던 곳.
거대한 뻘밭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중장비가 동원돼 주택 잔해를 치워보지만, 너무 많은 흙이 덮쳐 속도가 나질 않습니다.
차량이 갈 수 없는 곳에선 수색대원들이 일일이 탐침봉을 들고 살펴야 합니다.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의 집입니다.
구조당국은 실종자의 집부터 마을의 하천까지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습니다.
가족처럼 알고 지낸 이웃들의 안타까움만 더해가고 있습니다.
[김원호/이웃주민] "(귀촌해) 살겠다고 노력하다가, 참 애쓰다가 이렇게 운명을 달리하니‥마음이 아프기 그지없네요."
토사가 가축 분뇨와 뒤엉키면서 사람이 흔적이 사라진 마을 전체엔 악취만이 가득 찼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새벽의 비극에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습니다.
영정 속 아내를 바라만 봐야 하는 남편.
산사태 소리에 놀라 문밖을 살피는 사이, 곤히 자던 아내는 흙더미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산사태 희생자 가족] "(아내에게서) 신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음' 소리가 나는 것 같더라고. 내가 입으로 부니까. '소리가 난다' 그랬더니 (소방대원이 귀를) 아내 코에 대보더니 아니라는 거지…"
쑥대밭이 된 터전, 너무나 더딘 수색,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뒤로하고 예천 지역엔 다시 폭우가 예고된 상태입니다.
MBC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 최재훈(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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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최재훈(안동)
이도은 기자(dodo7@and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0465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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