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2달 교사, 여행 가려던 20대도…유가족 "진실 밝혀달라"
장례식장 연결해, 유족들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승환 기자, 여러 사연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요, 이 기자가 나가 있는 곳은 어떤 분의 빈소입니까?
[이승환 기자]
22살 고 안 모 씨 빈소입니다.
안 씨는 어제 오전 747번 버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친구들과 전남 여수 여행을 간다며 집을 나서 이 버스에 탔습니다.
지난해 국가고시에 합격해 작업 치료사가 되고, 첫 여름 휴가를 맞았습니다.
들떴던 휴가는 마지막 여행이 되어 버렸습니다.
'인재'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사고로, 돌아오지 못하게 됐습니다.
안 씨는 외동딸이었습니다.
가족들 표정은 '허망함' 그 자체였습니다.
종일 빈소를 지킨 친구들은 감정을 누르다가 말을 건네자 대답을 못하고 울었습니다.
친구들은 안 씨가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유족분들 심정 감히 가늠조차 되지 않는데, 다른 분들 이야기도 들어봤다고요?
[이승환 기자]
네, 안 씨 같은 20대부터, 80살 가까운 노인까지 희생자들 연령대가 다양한 만큼, 사연도 각기 달랐습니다.
두 달 전 결혼한 새신랑, 출근길에 사고를 당한 청소 노동자 등 준비되지 않은 이별은 남은 이들에게 더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정인아 기자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정인아 기자]
지하차도에 갇힌 버스 안 입니다.
이미 물어 들어찼습니다.
왼쪽 앞에 여성이 보입니다.
경찰은 이 사진을 유족에게 보여줬습니다.
단번에 어머니라는 걸 알아봤습니다.
아파트 청소일을 하는 70대 어머니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유족 : 버스하고 가드레일 그쪽 사이에서 발견되셨다고 하더라고요. 난간이나 이런 걸 잡고 좀 애쓰셨던 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
사고 전날 밤 주고 받은 연락이 끝이었습니다.
버스엔 어머니 동료들도 타고 있었습니다.
[유족 : 어머니가 청주에서 같이 다니시는 분들이 계세요. 세 분이 같이 그 버스를 타셨고요. 그 세 분이 다 버스 타셨다가 다 같이…]
휴일에 출근하던 30대 청년은 이틀 전이 생일이었습니다.
주말에 가족과 밥도 먹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금석봉/유족 : 어저께 제가 (시신) 얼굴을 봤는데 못 보겠더라고요. 심성이 착하고 밝은 애예요.]
30대 초등학교 교사는 임용고시를 보러가는 처남을 시험장에 데려다주러 길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들어찬 물에 잠겼습니다.
[김태희/유족 : 아빠가 일찍 돌아가셨거든요. 저를 좀 의지를 했었어요. 그런 부분이라 더 가슴이 아픈 거예요.]
결혼한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한동현/유족 : (고인의) 아버지도 공직생활을 오래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아들이라고 하나 남아있는데 이런 사고가 나서. 어떻게 좀 표현을 말을 못 할 것 같아요.]
일부 유족들은 지자체의 늦은 대응에 항의하면서 조문을 거부했습니다.
[너무 늦게 (시신이) 발견되어가지고 아예 화가 그때 너무 많이 나가지고. 죄송합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누군가의 가족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앵커]
어젯밤엔 충북도와 면담도 가졌죠, 어떤 이야기가 오갔다고 합니까?
[이승환 기자]
네, 유가족들 모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밝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지자체 대응이 적절했는지, 버스가 갑자기 경로를 바꾼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충북도 관계자가 이곳에 유족들을 처음 찾아온 건 어젯밤입니다.
사고가 난 뒤 36시간이 지나서야 찾아 왔습니다.
유족들은 면담에서 '매뉴얼'만 언급했다며 화를 냈습니다.
오늘 오후 찾아온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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