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물폭탄 뚫고 오라네요"…환불 거절한 공주 펜션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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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의 물폭탄에 사람이 숨지고, 도로 곳곳이 통제돼 갈 수 없는 상황인데도 환불을 못해준다네요."
심각한 호우로 예약했던 펜션을 갈 수 없게 된 소비자가 예약 취소와 환불을 요청했지만, '황당한 이유'로 환불을 거절당한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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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온다 해도 말려야 할 판에"
"500여㎜의 물폭탄에 사람이 숨지고, 도로 곳곳이 통제돼 갈 수 없는 상황인데도 환불을 못해준다네요."
심각한 호우로 예약했던 펜션을 갈 수 없게 된 소비자가 예약 취소와 환불을 요청했지만, '황당한 이유'로 환불을 거절당한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충남 펜션 호우 재난 사태에 환불 불가라는 업주'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17일 게시글에 따르면 지난 15일 충남 공주의 한 펜션을 이용하기로 했던 A씨는 전날 악화하는 기상 상태를 보고 걱정이 돼, 업주 B씨에게 예약취소와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B씨는 '이용 전날 전액 환불은 불가하다'고 안내하며 당일 천재지변으로 못 오게 되면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15일에는 오전부터 공주 옥룡동, 금성동 등 곳곳이 물에 잠겨 주민 1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대피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매우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틀간 500여㎜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금강교에 홍수경보가 발효돼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또한 농지 침수와 시설 피해, 공산성·무령왕릉 등 세계문화유산마저 물에 잠겼다.
B씨는 A씨의 계속된 환불 요청에도 "펜션으로 오는 모든 방향의 길이 정상 진입할 수 있으니 이용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자꾸 천재지변이라고 하는데 정부가 보내는 문자는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전 문자'"라며 되레 A씨를 훈계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3시간 이동해서 공주까지 가야 하는 상황에 아침부터 금강 홍수경보, 주민대피, 교통통제 등을 알리는 재난 문자가 10개 이상 왔는데 이게 천재지변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제가 공주 사는데 지금 침수돼 아주 위험하다", "오늘만 장사하고 마냐", "손님이 온다 해도 말려야 할 판에 조만간 문 닫겠네"라며 분노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숙박시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를 신청한 건수는 모두 1428건으로, 이 중 40%가량이 여름 휴가철과 장마·태풍이 겹치는 7∼9월에 집중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규정상 호우, 대설, 태풍 등의 이유로 숙박·오토캠핑장 시설예약을 취소할 경우 전액 환급할 수 있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환불을 둘러싸고 소비자와 업주 간 갈등이 여전히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공주시 관계자는 "15일 공주는 호우경보가 발령 중이어서 전액 환불이 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업주들이 규정을 알면서도 환불을 안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 소비자 대신 찾아가 설득하고 중재도 한다. 1372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문의하면 피해구제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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