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바르심이 돌아왔다…세계선수권 우승 위한 경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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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27·용인시청)은 2023 태국 방콕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이 올 시즌 세계 최고 2m36을 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2022년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딴 우상혁은 올해 부다페스트에서는 '최초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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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상혁(27·용인시청)은 2023 태국 방콕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이 올 시즌 세계 최고 2m36을 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현역 최고 점퍼'이자 라이벌인 바르심의 도약에 우상혁은 불안감이 아닌 의욕을 느꼈다.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우상혁은 "바르심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더 재밌어졌다"며 "내가 더 집중할 계기를 만들어준 것 같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우승을 위한 '보이지 않는 싸움'이 시작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우상혁은 15일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8을 넘어 우승했다.
'순위 싸움'에 집중한 터라, 세계적인 선수가 출전하는 대회에서는 2m20 정도에서 첫 시도를 하는 우상혁이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안전하게' 2m15에서 첫 점프를 했다.
우상혁은 2m15, 2m19, 2m23, 2m26, 2m28을 모두 1차 시기에서 가볍게 넘었다.
우승을 확정한 뒤, 도전한 2m33에서는 3차례 시도 모두 실패했다.
높이뛰기 선수들은 '경기 중 체력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많은 시도를 할수록 신체적인 타격도 받는다.
김도균 코치와 우상혁은 "기록 면에서는 아쉽다"며 "순위 싸움에 집중하다 보니, 예전보다 많은 점프를 한 뒤에 2m33 높이를 맞았다"고 떠올렸다.
바르심 등 경쟁자들이 출전하는 경기에서는 당연히 전략이 달라진다.
일단 우상혁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소식이 들렸다.
바르심은 17일 폴란드 실레지아에서 벌인 2023 세계육상연맹 실레지아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6을 넘어 정상에 올랐다.
2m36은 한국의 우상혁, 주본 해리슨(24·미국), 조엘 바덴(27·호주), 일야 이바뉴크(30), 다닐 리센코(26·이상 러시아)가 보유했던 2m33보다 3㎝ 높은 이번 시즌 최고 기록이다.
이날 2위와 3위를 차지한 장마르코 탬베리(31·이탈리아), 토비아스 포티예(28·독일)도 2m34를 넘어 우상혁은 2023시즌 기록 순위에서 공동 4위로 밀렸다.
바르심은 남자 높이뛰기 최초로 세계선수권 3연패(2017년 런던, 2019년 도하, 2022년 유진)를 달성했고,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탬베리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역대 2위인 2m43의 개인 최고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유진 세계선수권에서는 2m37을 넘어, 2m35의 우상혁을 제치고 우승했다.
2022년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딴 우상혁은 올해 부다페스트에서는 '최초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우상혁은 바르심을 '현역 최고'로 예우하면서도 동시에 "같은 조건에서 뛰어야 진짜 순위를 가릴 수 있다. 실레지아에서 내가 뛰었으면, 재밌는 경쟁이 펼쳐지지 않았을까"라고 승리욕도 드러냈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이다.
-- 6년 만에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되찾았다.
▲ 값진 메달이다. '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해 정말 즐거웠다. 금메달까지 따서 기분 좋다.
--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부진해 걱정이 컸을 텐데.
▲ 정선에서 좋은 기록을 내고 스톡홀름으로 이동했다.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 기자회견장에서 '우상' 스테판 홀름(스웨덴)과 만나고, 홀름의 아들과 함께 경기에 출전했다. 정말 잘 뛰고 싶었는데 비가 내렸고, 나도 모르는 피로가 쌓였던 것 같다. 좋지 않은 상황이 맞물렸다. 아시아선수권은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다이아몬드리그와 달리 '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나갔다. 바로 정신을 차리고,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 실패를 인정하고 바로 방콕으로 넘어가서 열심히 준비했다.
-- 아시아선수권 기록이 2m28이었다.
▲ 기록적으로는 아쉽긴 하다. 그래도 아시아선수권에서 중요한 건, 순위 싸움이다. 2019년 도하 아시아선수권에서 나도, 한국 대표팀도 노메달에 그쳐서 이번 대회에서는 더 우승하고 싶었다. 방콕에서는 다른 대회보다 낮은 2m15부터 경기를 시작했고, 2m28까지 모두 1차 시기에서 넘었다. 이 부분은 좋게 봐도 된다. 금메달을 확정하고서 2m33에 도전해 실패했는데, 나는 역시 경쟁자가 있을 때 더 잘 뛴다. 또한, 2m28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예선을 치를 때 '결선 진출'을 가를 정도의 높이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예선을 대비한 좋은 훈련이었다.
-- 바르심이 오늘 2m36을 뛰었다.
▲ 바르심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더 재밌어졌다. 내가 더 집중할 계기를 만들어준 것 같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개막이 한 달 정도 남았다. 일단 이번 실외 시즌 기록 그래프가 나쁘지 않다. 부상도 없고, 몸 상태도 좋다. 중요한 목표였던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땄으니, 이제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준비에 집중하겠다. 비슷한 기록을 내는 선수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벌어진다. 이제 보이지 않는 싸움이 시작된 느낌이다. 바르심과 나, 모두 우승을 노리고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을 준비한다. 올 시즌을 치르며 발견한 부족한 점을 집중적으로 고칠 생각이다.
-- 실레지아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작성한 바르심, 탬베리의 기록이 부담스럽진 않은가.
▲ 즐기겠다는 생각이 더 크다. 올 시즌을 다소 늦게 시작하고, 기록도 올라오지 않았던 바르심이 '좋은 환경'의 대회를 고른 것 같다. 실레지아 다이아몬드리그 기록이 전체적으로 좋았다. 나도 그 대회에 출전했으면, 좋은 승부를 펼치지 않았을까.
--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까지 어떤 준비를 할 것인가.
▲ 지난해 유진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한 차례 실전을 치렀다. 이번에도 유럽으로 건너가 훈련하다가, 현지 경기에 한 차례 정도 출전할 계획이다.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피로감을 느꼈는데, 방콕에서 다시 상승 기류를 탄 느낌이다. 당분간 진천선수촌에서 열심히 훈련하며 세밀한 부분을 가다듬겠다. 세계선수권에도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한다. 8월 세계선수권도, 9월에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팬들께서 기대하는 좋은 성적을 내고자 최선을 다하겠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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