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통보는 매뉴얼에 없다’ 금강홍수통제소, 15일 새벽 충북도·청주시에 통보문 전달

조형연 2023. 7. 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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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와 관련, 관계 기관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4시 10분쯤 지하차도와 직선거리로 약 600m 떨어진 미호천교 지점에 대해 '홍수경보'를 발령, 충북도·청주시·흥덕구 등 76개 기관에 통보문을 전달했다.

경찰은 재난안전망을 통해 상황을 충북도와 청주시 등 관계 기관에 전파했다고 했으나, 미호강 하천수로 지하차도가 완전히 침수될 때까지 아무런 안전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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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보도…청주시, 참사 40분전 소방의 ‘미호강 범람’ 통보받고도 뭉개
▲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7일 새벽 배수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10여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와 관련, 관계 기관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 발생 최소 2시간 전부터 여러 차례 위험 신호가 감지됐지만 도로 통제 등 안전조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폭우로 불어난 청주 미호강 물이 무너진 제방을 넘어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덮친 시간은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이다.

앞서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4시 10분쯤 지하차도와 직선거리로 약 600m 떨어진 미호천교 지점에 대해 ’홍수경보‘를 발령, 충북도·청주시·흥덕구 등 76개 기관에 통보문을 전달했다.

이후에도 물이 계속 차올라 범람 위기에 다다르자 금강홍수통제소는 오전 6시 34분 흥덕구 건설과에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리고, 주변 주민통제와 대피에 나설 것을 경고했다.

사고 발생 2시간 전 경고에도 정작 지방도에 속한 오송 지하차도 관리주체인 충북도에는 연락하지 않았다.

▲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 장병들이 수색작업을 위한 배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선 통보는 매뉴얼에는 없는 것으로 지하차도가 있는 주소에 따라 관할청인 흥덕구에 사태의 심각성을 알린 것이며, 유관기관에 전파할 것으로 여겼다는 게 금강홍수통제소 측의 설명이다.

금강홍수통제소의 예상과 달리 흥덕구는 이 같은 사실을 본청 안전정책과와 하천과에 보고했지만, 청주시는 충북도에 알리지 않았다.

사고 발생 약 50분 전 주민 신고도 있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7시 51분쯤 “미호강네 탓 제방이 유실될 것 같다”는 민원인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오전 8시 3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제방 둑이 무너져 미호강이 범람하고 있다”고 상황실에 전파했고, 상황실은 이 사실을 청주시 당직실에도 즉각 전달했지만 이 역시 도로 관리주체인 도청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 경찰 상황실에는 오전 7시 58분쯤 “궁평 지하차도 차량 통행을 막아달라”는 신고가 접수됐으나 관할 파출소 직원들이 모두 다른 침수현장에 나가 있는 상태여서 대응이 지연됐다.

▲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7일 새벽 해양경찰 대원들이 도보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재난안전망을 통해 상황을 충북도와 청주시 등 관계 기관에 전파했다고 했으나, 미호강 하천수로 지하차도가 완전히 침수될 때까지 아무런 안전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부실대응 논란이 거세지자 청주시는 금강홍수통제소의 전화는 대국민 안전문자 내용과 동일해 본청 부서로만 전달한 것이고, 나머지 상황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대응 매뉴얼 상 지하차도 중심 부분에 물이 50㎝ 정도 차올라야 교통 통제를 하는데 제방이 무너지기 전까진 그런 징후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하차도와 400∼500m가량 떨어진 제방이 부실하게 관리됐다는 주민 주장도 나온다.

무너진 제방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설치한 임시제방이다.

▲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7일 오전 국과수 요원 등이 침수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임시제방은 홍수를 대비해 홍수 수위보다 1m 높게 설치됐고, 이번에 홍수 수준을 넘을 정도로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유실됐다는 것이 행복청의 설명이다.

결국 재난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기관 간 상황 공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책임을 지려는 기관은 하나도 없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충북경찰청은 이번 참사 관련 실종자 수색이 끝나는 대로 전담수사본부를 꾸려 전방위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사고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교통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와 이유, 보고 체계를 우선 조사하고 제방 관리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의혹도 살핀다는 계획이다.

관련 공무원들이 도로와 제방 관리에 소홀한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되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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