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어봅시다] `극단 정치` 장본인들 대부분인데… 양극단 악순환 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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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로 11인이 17일 양극단 정치의 악순환을 끊겠다면서 원로회 모임 '3월회'를 발족했다.
'정치가 복원돼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전직 국회의장 등 무게감 있는 여야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댄 것이지만, 구성원을 각각 살펴보면 양극단 정치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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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 크지 않아 판갈이 어려워
여야 원로 11인이 17일 양극단 정치의 악순환을 끊겠다면서 원로회 모임 '3월회'를 발족했다. '정치가 복원돼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전직 국회의장 등 무게감 있는 여야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댄 것이지만, 구성원을 각각 살펴보면 양극단 정치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75주년 제헌절인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신영균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주축이 된 3월회 발족식이 열렸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 김원기·김형오·강창희·정세균·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참석했다. 임채정·박희태·정의화 전 의장도 회원이지만 이날 개인 사정상 불참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월 1회 3번째 월요일에 모인다는 뜻에서 모임의 이름을 3월회로 정했다"면서 "이날 모임에서 우리가 대체적으로 공감한 의견은 먼저 우리는 한국 정치의 복원을 강력히 염원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장은 "정치 복원, 정치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국회라는 인식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여야 간 대화가 최우선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또 대통령은 국회를 존중하고 (양당과)접촉과 대화도 할 것을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우리 모임의 뜻을 여야 지도부에도 전달하던지 의견을 표하도록 하겠다는 말로 모임을 마쳤다"고 했다.
이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의 방류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첨예한 갈등이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 논란, 김건희 여사에 대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등 끝없는 정치권 갈등에 피로감이 극심해지자, 정치 원로들 사이에서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정례모임까지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주로 활동했던 YS·DJ 시기부터 극단의 정치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많다.
일례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국무총리시절이던 2020년 11월 25일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해 "공무원들이 소신을 가지고 적극 행정에 임해 달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과정에서 경제성을 조작하고 자료를 은폐·폐기한 것으로 알려지며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은 시점임에도, 오히려 산업부 조직을 '적극 행정'이라며 격려하는 정치행보를 했다는 것이다.
강창희 전 국회의장은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논란과 관련해 '인사에 관한한 토론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는 이유로 민주당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요구를 거부해 논란이 일은 적이 있다.
나아가 현재 상황이 극단의 정치와 결별을 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원로들에게 힘이 실리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한계를 지닌 윤석열 대통령이나 '사법 리스크'에 매몰돼 있는 이 대표로서는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을 지니고 있다. 제3지대가 끼어들 틈도 부족한 판에 영향력이 크지 않은 전직 원로들이 판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극한의 정치는 정치권이 시작해 국민들이 갈라지고, 갈라진 국민에 진영의 지지를 받기 위해 정치인이 한 술 더 뜨는 악순환"이라며 "몇 사람이 나서서 끊을 수 있는 속성의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극단적 정서에 편승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할 문제"라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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