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휩쓸고 간 생계 터전…농작물·가축 피해도 ‘막막’
[KBS 대구] [앵커]
이번 수해로 경북지역에선 농작물과 가축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농가들은 하루 아침에 생계의 터전을 잃었지만, 인명 구제가 우선이어서 복구는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김지훈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문경의 한 과수원.
전봇대와 나무가 뒤엉킨 곳에, 익지 않은 사과들이 나뒹굽니다.
사과나무들이 있던 자리입니다.
토사가 위에서 휩쓸고 지나가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불과 수확을 두달 앞두고 날벼락을 맞은 농가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막막합니다.
[이강석/사과 재배 농민 : "그냥 잠이 안 와요. 철거하는 것도 문제고 지지대 세우고 사과나무 심고 멧돼지 울타리 세우고 하려면 비용이고 시간이고 아예 감당이 안 되죠 그냥."]
가축도 화를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문경의 이 축산 농가는, 우사를 덮친 토사에 키우던 소가 매몰됐고, 울타리도 부서졌습니다.
[노성식/소 사육농 : "(토사가 쏟아지니까) 소가 놀라서 새끼들도 펄떡펄떡 뛰고... 막 섞이니까 뿔로 받고 저기 뿔 빠진 소도 있습니다."]
주민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서도, 우사 피해가 났지만 인명 구조조차 벅찬 상황.
소 주인은 깔린 소 7마리가 죽어가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강섭/소 사육 농민 : "어제 갔을 때는 숨은 약간 쉬고 있더라고 근데 아마 상처 난 거 하고 피도 너무 많이 흘렸고 해서 가망이 없어 보이더라고."]
이번 수해로 경북에서 축구장 2천여 개에 달하는 농경지 천6백여 헥타르가 피해를 입었고, 가축 6만여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복구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농가들의 말 못할 시름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훈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최동희·신상응
김지훈 기자 (nakche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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