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교육 현장에서] 대입정책 ‘조변석개’ 선생님 고충도 헤아려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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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와서 공부할수록 배우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추어 가르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껴요. 한 시간 수업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깨닫습니다. 고민의 순간마다 함께 계셨던 선생님 덕분에 고교 시절을 잘 보냈네요."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교육활동을 유의미하게 기록할 수 있으려면 교실 수업 과정과 학생 참여를 불러일으키는 환경 조성이 우선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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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와서 공부할수록 배우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추어 가르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껴요. 한 시간 수업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깨닫습니다. 고민의 순간마다 함께 계셨던 선생님 덕분에 고교 시절을 잘 보냈네요.”
올해 사범대에 진학한 졸업생에게서 이런 내용의 메시지를 받고 아이들이 기대하는 교사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되돌아봤다.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이 희망하는 직업 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순위 차는 다소 있어도 ‘교사’가 빠지지 않았다. 최근 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반영해 신규 교사 채용을 줄인다고 발표했고, 지난해 대입에서 특히 교대 지원 경쟁률과 합격선 하락으로 그 여파가 이어졌다.
함께 성장하고, 협업하여 집단 지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덩어리라 여겼던 교직을 떠나는 교사가 늘었다는 최근 통계 자료에 입맛이 쓰다. 명예퇴직이 많아지고, 심지어 젊은 교사조차 교단을 떠나는 수가 늘었다고 한다. 재직 중인 교사들도 자존감과 사기 저하가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정책 변화가 고스란히 학교의 몫이나 교사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이 사기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한다. 학생이나 학교 다니는 자녀를 둔 보호자라면 한 번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학교에서의 생활 태도 및 학습 성장 변화를 담아내는 학생 종합 성장 보고서로 교사가 상시 관찰·평가한 누가기록으로 학생 지도와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활용되는 것이다.
대입정책과 제도가 바뀔 때마다 고교에서는 급변하는 학교생활기록부로 예민하다. 수업이나 학생 지도보다 학생부를 기록하는 역량이 교사의 역량으로 평가될 정도이며, 학부모 민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교육활동을 유의미하게 기록할 수 있으려면 교실 수업 과정과 학생 참여를 불러일으키는 환경 조성이 우선 되어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지향하는 선택과목 다양화에 걸맞은 적절한 교원 수급, 정기적인 교사 모임을 통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가르치는 방법이나 학생 개개인의 학습 과정에 대해 토의하여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교사가 본업에 충실할 수 있게 해야 사기도 올라간다.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라는 미명 아래 벌어진 학생부의 급변이 학교 교육활동마저 바꾸고 있다. 한 예로 수상 경력의 대입 미반영은 교내대회와 수상의 교육적 의미를 퇴색시켰다. 대회라는 용어를 쓰는 교육활동은 수상 경력 외 학생부 어떤 항목에도 기재를 금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나서부터 대회 대신 다른 교육활동으로 대체했다. 그조차 1학기에 1개 수상만 대입에 반영하면서 참여 학생이 줄고, 올해 대입부터는 아예 미반영되니 대회를 여는 것조차 고민이다.
학생부를 충실하게 기록해야 할 학기말이 다가왔다. 수많은 교사들의 우려와 자문에도 학기 중 4세대 나이스 교체를 강행해 베타 테스터가 되어 버린 선생님들의 고충을 충분히 헤아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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