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장마에 ‘하천 제방 유실’ 170건…제방 시스템 새로 짜야

박상현 기자 2023. 7. 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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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충남 논산시 성동면 원봉리가 논산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가운데 농경지로 하천물이 끊임 없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논산시는 지난 13일부터 누적 강수량 357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농경지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2023.7.16/뉴스1

기록적 폭우로 전국에 총 170건의 하천 제방 유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비가 충청권과 남부지방에 집중된 이달 7~17일 충남 127건, 충북 20건, 경북 13건, 전북 7건, 대전 2건, 세종 1건 등 유실이 발생했다. 기후변화 여파로 극한 호우가 해마다 심해질 가능성이 커 과거 강수량에 맞춰진 방재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둑·댐·교량 등 국가 기반 시설은 보통 ‘100년 빈도의 극한 강수량’에 맞춰 건설된다. ‘100년 빈도 극한 강수량’이란 ‘100년 만에 한 번 나타날 강수량’이란 뜻이다. 하루 동안 내릴 수 있는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현재 계산된 100년간 하루에 내릴 수 있는 최대 강수량은 187.1~318.4㎜다. 그런데 작년 8월 8일 서울 집중호우 때 하루동안 내린 비가 381.5㎜였다. 이미 예측치를 넘어서는 비가 내리고 있다. 과거 기준으로 건설된 시설들이 가속화 하는 기상재해에 맞서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특히 현재 노후화 된 댐을 홍수 예방 목적을 추가해 장기적으로 다목적댐으로 바꿀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목적댐은 댐 가운데 유일하게 ‘200년 빈도 극한 강수량’에 맞춰 설계가 진행된다. 지난 15일 물이 넘친 충북 괴산댐은 발전용 댐이다. 규모가 큰 국내 다목적·발전용 댐 중 물이 넘친 사례는 1980년 7월 22일 충북 괴산댐 사례가 유일했다. 43년 만에 발생한 댐 월류도 같은 댐이었다. 이 댐의 관리 주체는 한국수력원자력인데, 발전용댐이라 가뭄·홍수 예방에는 취약하다.

국내 댐은 목적에 따라 관리 주체가 다르다. 환경부 산하인 수자원공사는 다목적댐 20개, 생공용수댐 14개, 홍수조절용댐 3개 등 총 37개를 관리한다. 이 중 물이 넘친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다. 산업부 산하인 한수원은 수력발전용댐 8개, 양수발전댐 13개를 관리한다. 농식품부는 전국에 3000여 개의 농업용 저수지를 관리하고 있다. 농업용 저수지는 용량이 작아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 물이 넘치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폭우가 잦아지는 만큼 댐 자체를 점진적으로 다목적댐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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