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공소시효' 앞둔 조국, 입시비리 혐의 부인…"몰랐다"(종합3보)
조국, 재판 전 "미래에 대해 소설 쓰는 분 많아…성찰 중"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권희원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심 첫 재판에서 자녀들의 입시비리 공모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입시 비리 의혹을 받는 자료 등이 허위인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면서, 이를 공범 관계로 보는 것은 '연좌제'라고 반박했다.
딸 조민씨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조 전 장관의 입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17일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심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입시비리 혐의에 관해 대체로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딸 조민씨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지원 관련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공범 성립에 필요할 정도로 허위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있었는지 다시 평가하고 판단해야 한다"며 "생업에 종사하거나 사회 활동하던 피고인은 조민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위 인턴십·체험활동 확인서를 제출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선 "어느 한 사람의 스펙을 현미경같이 검증해 허위나 과장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이 맞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변호인은 아들 조원씨와 관련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몰랐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2017∼2018년 허위 작성된 서울대 인턴 증명서와 조지워싱턴대 장학증명서 등을 아들의 고려대와 연세대 대학원,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한 혐의에 대해 "민정수석으로서 청와대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관여한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통상 부인에게 전적으로 신뢰하고 맡기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다.
2016년 아들이 다니던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에 대해서도 해당 대학에서 공지한 제재 사항에 해당하지 않으며, 아들의 성적을 높이고자 하는 고의와 과실이 각 단계에 있는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왜 수신제가를 철저히 하지 못 했느냐고 묻는다면 사회적·도의적 책임은 달게 받겠다"며 "남편과 아버지라는 이유로 하지 않은 것을 책임지라는 것은 사실상 연좌제"라고 호소했다.
올해 2월 1심은 이들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재판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자식들이 많은 고민 끝에 문제 된 서류와 연결된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했다"며 "아비로서 가슴이 아팠지만 원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자녀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정경심 교수의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이후 당사자와 가족들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다"며 "항소심 출석을 하는 기회에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선 출마설을 의식한 듯 "저의 미래에 대하여 근거 없는 상상과 추측으로 소설을 쓰는 분들이 많다"며 "저는 만신창이 가족을 챙기며 과거와 현재를 성찰 또 성찰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딸 조민씨의 처분 방향과 관련해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을 상대로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충분히 들어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전 장관의 태도 변화가 조민씨의 기소 여부 판단에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조 전 장관이 큰 틀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함에 따라 공은 다시 검찰로 넘어가게 됐다.
조민씨가 부산대 의전원 부정 지원과 관련해 받는 위계공무집행방해·위조사문서행사 혐의 공소시효는 내달 말 만료된다.
이날 재판에는 딸의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지난해 1월 징역 4년이 확정돼 복역 중인 부인 정경심 전 교수도 휠체어를 타고 출석했다. 두 사람은 법정에서 마주치자 목례했다.
지난달 13일 서울대 교수직에서 파면당한 조 전 장관은 재판에서 자신의 직업을 '작가'라고 소개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21일 열린다. 조 전 장관이 직접 항소이유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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