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확장억제 강화 시 회담은 멀어질 뿐”…군사적 공세도 예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핵협의그룹 등을 통해 미국이 확장억제를 강화할수록 자신들과의 회담은 멀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추가적인 군사 도발을 예고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오늘(17일)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를 통해 "미국은 확장억제체제를 더욱 강화할수록, 위협적인 실체인 군사동맹체제를 과도하게 확장할수록 우리를 회담탁(테이블)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특히 지난 13일 전략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미국의 공중 정찰, 내일 예정된 한미 핵협의그룹 소집, 미 전략 핵잠수함의 전개 계획 등을 자신들이 처한 현실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은 자기 자신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면서까지 우리를 건드리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한 실력행사"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며칠 전 미국이 우려스럽게 목격한 것은 이미 개시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군사적 공세의 시작일 따름"이라며 추가적인 군사 도발도 예고했습니다.

김 부부장이 언급한 '미국이 우려스럽게 목격한 것'은 최근 북한이 시험 발사한 고체연료 기반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8형을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부부장은 북미 대화에 대해서는 "우리로서는 현 미국 행정부가 들고 나온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저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멈춰세우기 위한 술책이 깔려 있단 것을 모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이 우리에게서 바라는 것은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면서 하지만 미국이 북한에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가변적이고 가역적인 것뿐이라는 점을 우리는 너무도 명백히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지난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제시했던 한미연합연습 잠정 중단이나 축소, 전략자산 전개 중단 등에 대해 '시간 벌이를 위한 얄팍한 술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만일 협상이 열린다면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조건들로 주한미군 철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을 예상하면도 "가역적인 성격을 띠는 공약을 믿고 우리 국가의 영원한 안전을 당면한 이익과 바꿀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남한에 대해서는 "아무리 전 대통령이 서명하고 공약한 것이라도, 새로운 정부가 들어앉으면 제 손바닥처럼 뒤집는 것이 바로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이라며 또다시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윤석열이나 바이든과 같은 그 어떤 개인을 대상으로 하여 전략을 구사할 것이 아니라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하며 압도적인 억제력에 기초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담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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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