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최첨단 2나노 반도체 생산 추진

AI시장 수요 확산에 계획 바꿔
가오슝 공장서 내년 시범 생산
삼성전자도 2025년 양산 계획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가오슝에 건설하는 공장에서 당초 계획된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제품 대신 최첨단 2나노 공정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은 17일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해 북부 신주과학단지 바오산 지역의 ‘20팹’(반도체 생산공장) 외에 남부 가오슝 공장에도 2나노 공정을 구축·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만 TSMC가 운영 중인 한 공장 전경. AFP연합뉴스

최근 AI 분야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TSMC 2나노 공정 수율(양품 생산 비율)에 애플과 엔비디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2나노 반도체에 대해 “20팹과 가오슝 공장에서 내년 하반기 시범 생산을 거쳐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일 실적 설명회에서 관련 내용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콘퍼런스콜에서 “2나노 관련 일정이 예상보다 이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2024년 시범 생산, 2025년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반도체 웨이퍼 모습. 뉴스1

대만 언론은 가오슝 공장의 2나노 공정이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할 예정으로, 남부과학단지의 3나노 공정보다 전력 소모량이 더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이번 가오슝 공장의 2나노 공정 설치 계획을 통해 가오슝시 정부의 역점 추진 사업인 반도체 관련 공급망 ‘S회랑’ 추진이 탄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S회랑은 가오슝시가 TSMC를 중심으로 ASE 등 남부 반도체 기업을 S자형 클러스터로 연결하는 구상이다.

TSMC를 추격하고 있는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도 2025년부터 2나노 반도체 양산을 계획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2나노 이하 공정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AI 시대에 대응하는 최첨단 공정으로 TSMC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에 도입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로 반도체 전력 효율을 높여 최첨단 반도체 시장 탈환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2015년 TSMC보다 먼저 14나노 공정 진입에 성공했지만 7나노 미만 초미세공정 분야에서 TSMC에 밀린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