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 진순이 돌아왔데이!”…산사태에 쓸려갔던 반려견 무사히 집 찾아와

17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주민 권호량(73)씨가 지난 15일 새벽 폭우에 실종됐다가 27시간 만에 돌아온 반려견 진순이와 함께 웃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에서 폭우에 실종됐던 개 ‘진순이’가 진흙투성이가 된 채 무사히 주인 품으로 돌아왔다.

17일 경북 예천군 등에 따르면 감천면 벌방리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오전 산사태로 실종됐던 진순이가 27시간 만에 스스로 귀환했다.

앞서 진순이가 실종됐던 날 새벽 주인 권호량씨(73)의 집 마당에는 엄청난 양의 빗물과 토사가 덮쳤다고 한다. 이때 두 살배기 진돗개 진순이가 빗물과 토사에 떠내려가 사라진 것이다.

권씨는 “얼굴까지 물이 차올랐는데 소나무를 붙잡고 겨우 버텼다”며 “진순이는 이미 떠내려가고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한바탕 물난리가 지나고 난 뒤에도 진순이의 행방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16일 오전 5시 권씨가 집 마당을 나가보니 진순이가 다시 돌아와 평소처럼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진순이는 진흙투성이가 돼 있었지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해맑은 표정으로 27시간 만에 만난 권씨를 반겼다.  

권씨는 “마을 아래까지 떠내려갔을 텐데 집을 찾아온 게 놀랍다. 진순이 털을 정리했는데 흙이 한바가지 나왔다”며 “가족이나 다름없는 진순이가 무사해서 다행이다. 평생 돌보면서 행복하게 지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실종됐던 진순이가 권씨와 함께 벌방리 마을을 돌아다니자, 주민들도 “진순이 돌아왔네”, "떠내려갔다며 다행이다”라며 진순이의 무사 귀환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