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프로필 누가 봤는지 알려드려요”…알고보니

AI 분석 서비스라며 최대 30만원까지 요구
카카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서비스” 수사 협조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AI를 이용해 다른 사람이 자신의 SNS 프로필 사진을 몇 번 봤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사용자를 현혹하는 광고 업체들이 적발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사진=페이스랩 홈페이지 캡처)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경찰서는 지난 5월쯤부터 AI 기술을 통해 상대방이 내 카카오톡 프로필을 몇 번 봤는지, 누가 내 카톡 프로필을 가장 많이 보는지, 인스타그램 DM(직접 메시지)으로 상대방이 자주 대화하는 인물은 누구인지, 누가 내 인스타그램을 봤는지 등을 알 수 있다고 광고하는 업체들에 대해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업체는 마인드맵, 다니엘뷰티랩, 페이스랩이라는 업체명으로 각각 운영되고 있으나 대표자는 모두 임모 씨라는 같은 이름으로 확인됐다.

마인드맵은 홈페이지에 “모두가 그렇듯 사람 관계가 가장 어렵습니다. 쉽고 빠르게 여러분의 사람을 찾아보세요”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일일 방문자 수와 분석 접수 건수를 게재했다.

페이스랩은 “정말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직감을 믿지 마세요. 이제 데이터를 믿으세요”라고 홍보했고, 접수하기 탭 버튼 밑에는 현재까지 누적 18만7천여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메시지가 떠 있다.

SNS 이용자들은 옵션에 따라 적게는 9000원부터 많게는 29만8000원의 비용을 지불하며 서비스를 의뢰했다.

그러나 분석 결과 보고서가 아예 오지 않거나 “(분석 대상자가) 지난 24시간 동안 의뢰인의 프로필을 X번 조회하신 것으로 확인됩니다”라는 한 줄 통보가 전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들은 홈페이지에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AI를 이용하고, 실효성이 검증된 빅데이터로 소셜미디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카오 측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서비스”라며 “이용자의 활동 정보를 외부로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카톡 프로필만으로 다른 이용자의 정보 분석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는 암호화돼 있고, 외부 접근이 철저히 통제된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해당 업체에 내용증명과 경고장 등을 발송했으나 답변받지 못했다”며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원 (bliss24@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