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프리미어급 `산업용 전동기` 국산화 성공

전기연, 효율 높이고 에너지 손실 줄여
산업현장 확산 위한 '웹 오픈 플랫폼' 구축

한국전기연구원은 15㎾ 이하 용량의 전동기를 IE4급(프리미엄)으로 높일 수 있는 산업용 전동기를 개발했다. 전기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국내 산업용 전동기의 80%를 차지하는 15㎾ 이하 용량의 전동기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한필완 박사 연구팀이 '슈퍼 프리미엄급(IE4)' 산업용 전동기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산업용 전동기는 전 세계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기다. 우리나라는 전체 전력 소비량 중 전동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0% 이상에 달한다. 전 세계 전동기 효율을 3% 높이면 1GW급 원전 108기를 짓지 않아도 되고, 가치로 환산하면 약 34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저효율 전동기 퇴출 정책과 함께 효율 높은 전동기의 의무 사용을 위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동기 등급은 국제효율 표준에 따라 일반(IE1), 고효율(IE2), 프리미엄(IE3), 슈퍼 프리미엄(IE4), 울트라 프리미엄(IE5) 등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산업 분야에서 IE3급 전동기만 생산 판매하고 있으나, 일부 선진국은 이미 IE4급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IE3 급에 비해 효율이 1∼2%p 이상 높고, 에너지 손실을 20% 줄일 수 있는 IE4급 전동기와 이를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웹 기반 오픈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설계 프로그램과 오픈소스 기반 해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기존 대비 낮은 비용으로 제공한다.

실제, 기업들은 플랫폼을 활용해 전동기 매출 실적이 연평균 20% 이상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필완 전기연 박사는 "전동기 설계, 재료, 활용, 생산공정 데이터베이스 등을 제공하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IE4급 산업용 고효율 전동기 기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IE4 고효율 전동기 도입을 통해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글로벌 산업용 전동기 시장은 680억 달러 규모에 달하고, 국내 시장은 20억 달러로 연평균 7.9%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