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무원들 앉아있지 말고 현장 나가라” 총력 태세 지시 [전국 ‘물폭탄’]

곽은산 2023. 7. 1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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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모든 수단 강구
순방 귀국 직후 대책회의 주재
“군경 포함한 가용 자원 총동원”
이재민 임시 거주지 찾아 위로
폭우 피해 충청·경북 등 11곳
행안부, 특교세 106억원 지원
금융권도 긴급자금·대출 유예

윤석열 대통령은 전국적인 수해 피해와 관련해 17일 “공무원들은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 미리미리 대처해 달라”며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정부 총력 태세를 지시했다. 이어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경북 예천을 찾아 수해 상황을 살펴보고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국회 일정을 연기하고 수해 현장을 찾아 당정의 철저한 진상 규명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에서 귀국해 곧바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집중호우가 계속되는 상황이고 제일 중요한 것은 인명 피해를 막고,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비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상황을 모두 엄중하게 인식하고 군경을 포함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 특히 구조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후 곧바로 헬기를 타고 예천으로 향해 산사태로 마을이 휩쓸린 현장을 살펴봤다. 윤 대통령은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학동 예천군수로부터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윤 대통령은 이재민 임시 거주 시설로 쓰는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주민 40여명에게 “얼마나 놀라셨느냐”고 위로하며 “몇백t 바위가 산에서 굴러 내려올 정도로 이런 것(산사태)은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봤다. 정부에서 다 복구해 드릴 테니 너무 걱정 마시라”고 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가 피해가 없도록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실종자 등 구조 활동도 계속 철저히 하면서 두 가지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피해 보상 등을 향후 조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을 찾아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이재민 임시 거주 시설로 쓰이는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 대통령은 막막함을 호소하는 이재민들에게 “정부에서 다 복구해 드릴 테니 너무 걱정 마시라”는 말을 전했다. 예천=대통령실사진기자단
행정안전부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지역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06억5000만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이날 밝혔다. 충북, 충남, 경북을 비롯해 부산, 대전, 세종, 경기, 강원, 전북, 전남, 경남 등 11개 지방자치단체의 신속한 응급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재난안전특별교부세는 잔해물 처리, 긴급 안전조치 등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응급 복구와 이재민 구호에 사용된다.

정부는 또 이번 집중호우 피해 지역을 서둘러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 위해 긴급조사반을 경북, 충북, 충남, 전북, 세종으로 보냈다고 이날 전했다. 이에 따라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예년 집중호우 때보다 2주 정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도 이날 집중호우 피해 가계 및 중소기업을 위해 금융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우선 수해 피해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긴급생활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협이 최대 1억원, 신한은행 최대 5000만원, 국민은행 최대 2000만원 순이다. 기존 대출도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최대 1년 만기 연장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연체이자를 면제한다. 카드사들은 최대 6개월까지의 카드대금 상환을 유예해 주는 한편 피해 발생 후 신규대출 금리를 최대 30% 할인한다. 수해 피해 개인이 채무를 연체한 경우 신용회복위원회에 특별 채무조정도 신청할 수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등 일정을 연기하고 충청 지역 수해 현장을 찾았다. 김기현 대표는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현장을 둘러본 후 기자들과 만나 “진상 규명과 원인 분석, 그에 대한 책임자가 있다면 엄중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와 당 지도부는 수해 피해를 본 충남 공주 옥룡동 빌라와 이인면 만수리, 청양 청남면 인양리도 찾아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일부 주민들은 김 대표 등의 방문에 항의하며 “해 준 것도 없이 사진만 찍고 간다”, “표 받으러 왔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둔 정진석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나마 4대강 사업을 해서 금강 범람을 막았다”며 “포스트(Post·후의) 4대강 사업인 지류·지천 정비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은산·송은아·이도형 기자, 공주·청주=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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