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니콜라이2세 황제 피살 105주년 추념하는 러시아 시민들
제정 러시아 로마노프 황가의 14대 황제이자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2세와 그의 부인, 다섯 자녀, 그리고 충성스러운 가정의는 1918년 7월 17일 우랄산맥 동쪽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볼셰비키에 의해 피살됐습니다. 지난 17일은 그와 그의 가족이 처형된 지 105주년 되는 날입니다.
이날 많은 예카테린부르크 시민들과 러시아정교회 신자들은 무자비하게 살해된 니콜라이2세와 그의 가족 및 시종들을 추념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행렬은 도심 교회에서 스베르들로프스크 수도원까지 이어졌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 애국주의 열기가 일어나고 전통과 뿌리에 대한 재발견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날 행진의 분위기도 이전과 사뭇 다르게 숙연하고 장엄했습니다.
대 러시아 제국의 차르로서 막강한 권좌에 있었던 니콜라이2세의 최후는 너무나 어이없고 비참했습니다. 바로 전해 공산혁명으로 볼셰비키가 정권을 장악한 후 니콜라이2세와 가족은 볼셰비키 군대에 포획돼 이러 저리 이송되는 처지였습니다. 1918년 7월 17일 이들이 있었던 장소는 중앙러시아 우랄산맥 기슭의 예카테린부르크의 한 저택이었습니다. 이곳에 유폐된 니콜라이 2세, 황비 엘렉산드라 표도로바, 그들의 다섯 자녀, 올라, 타티아나, 마리아, 아나스타샤, 알렉세이 그리고 충성스러운 가정의 예브게니 보트킨과 다른 시종들은 영어의 몸이었지만 잠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제한된 배급을 받았고 볼셰비키 반란군에서 차출된 경비원들의 감시 하에 생활했습니다. 그러나 가족은 적응해 나갔습니다. 니콜라이2세는 저녁에 큰 소리로 책을 읽고 운동도 했다고 합니다. 상황을 감지한 맏딸 올가는 우울했지만, 장난기 많고 씩씩한 어린 소녀들은 그들에게 다가오는 운명을 몰랐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마리아와 말썽꾸러기 아나스타샤는 경비원들과 교제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마라아는 로맨스 관계를 맺었고 경비원은 그들이 탈출하는 것을 돕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죽음의 사신은 이들을 비켜가지 않았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황제를 재옹립하고 공산혁명에 반발하는 백군의 저항이 거셌습니다. 러시아 적색혁명에 위기를 느낀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러시아 백군에 무기와 병참을 지원했습니다. 백군이 다가오자 레닌과 예카테린부르크 볼셰비키 지도자들은 더 이상 니콜라이2세를 살려둬선 안 된다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날 한밤중 새벽 1시쯤 일련의 볼셰비키 반란군이 이들이 묵고 있던 저택으로 들이닥쳤습니다. 경비원들은 니콜라이2세 가족이 빨리 이동해야 한다며 옷을 입으라고 재촉했습니다.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익히 알려진 바입니다.
경비원들은 저택의 지하실로 이들을 인도했습니다. 그리고 가족사진 촬영이나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하는 것처럼 자리를 잡으라고 했습니다. 몸이 아픈 황비 알렉산드라는 의자를 달라고 했고, 니콜라스는 외아들인 13세 알렉세이를 위해 의자를 하나 더 달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10여명의 중무장한 무뢰한들이 방으로 몰려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무뢰한들은 이들에게 수백발의 총알 사례를 퍼부었습니다. 몇몇 소녀는 장신구가 방탄 역할을 해서 생명이 즉각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겁과 고통에 질린 10대 아이들의 비명 속에 확인사살이 계속됐습니다. 이들의 시신은 암매장됐다가 나중에 발견돼 1998년 7월 17일 선대 황제들이 안장된 상트페테르부르크 페트로파블롭스크 성당에 일가족 모두가 안장됐습니다. 이들과 운명을 같이한 하인 4명도 안장됐죠.
니콜라이2세는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국민들을 압살한 암군(暗君)이자 무능한 황제로 평가되지만, 인간적으로는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100여년이 흐른 현재 러시아 국민들은 문제가 많았지만 옛 러시아 제국의 향수를 떠올리면서 니콜라이2세 가족의 비극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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