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년 실업률 또 치솟았다…2분기 경제 성적표 ‘기대 이하’

올해 초 중국 시안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몰린 청년들 (출처: 웨이보)

올해 초 위드 코로나로 전환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속도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오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해 각종 경제 지표들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6.3% 증가했습니다.

수치만 보면 상당히 높습니다. 1분기 경제성장률 4.5%도 뛰어넘었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한참 못 미쳤습니다.

사실 지난해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0.4%였습니다. 중국의 '경제 수도'라는 상하이가 두 달 남짓 봉쇄됐었고, 다른 도시들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저 효과로 올해 2분기에는 무난히 7%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실제 블룸버그통신 등은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1%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 예상이 깨진 것이죠.

중국의 한 편의점 (출처: 바이두)

중국이 기대를 걸어왔던 내수 회복도 부진한 모습입니다.

6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하며 전망치 3.2%를 살짝 밑돌았습니다. 중국의 소매 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 지출 변화를 나타내는 내수 경기의 가늠자인데요.

1분기 소매 판매 증가율이 12.7%,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소비 지출도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보복성 소비 지출 효과가 사라진 탓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출도 부진했습니다. 중국의 6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4% 급감했습니다.

지난달 열린 베이징 일자리 박람회에 몰린 중국 청년들 (출처: 연합뉴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청년 실업률입니다.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6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1.3%를 기록했습니다. 기존 최고 기록이던 5월 실업률 20.8%보다 0.5%포인트 또 올랐습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16.7%에서 계속 오르면서 올해 4월에는 20.4%로 치솟았습니다. 사상 처음 20%를 돌파한 순간입니다. 그런데 6월 또다시 최고치를 기록한 겁니다.

특히 중국 대학들이 평균적으로 6월에 졸업식을 하기 때문에 7월과 8월 신규 대졸자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데 많은 전문가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취업 시장에 가세하면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더 오를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옵니다.

■"소비·투자·수출, 시장 기대보다 회복 느려"

중국이 올해 2분기 발표한 경제 지표들을 종합해 보면 올해 들어 중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소비가 둔화 되고 수출 등도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의 한 무역항 (출처: 바이두)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여타 국가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경제성장률을 견인하는 " 소비·투자·수출이 여전히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한국 KDB 중국 리서치센터는 "2분기 들어 부동산 경기가 오르던 것이 갑자기 떨어지고 수출 부진으로 경제 성장 상승 동력(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중국의 상황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입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어제(16일) G20 재무장관 회의를 열기 전에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전 세계 많은 나라의 주요 수입국"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중국 경제 둔화가 많은 나라의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여러분 모두가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본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부양책을 내놓을까요? 중국 경제전문지 차이신(财新) 등이 중국 당국이 3분기 경기 부양을 확대하기 위해서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이달 말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추가 부양책 등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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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