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아닌 사회의 문제… 출산 장려, 문화로 안착해야" [인터뷰]
뜻 모은 부산 기업들 동참 덕분.. 매년 6·12월에 출산축하금 지급
부산서 출산장려 전도사로 통해.. 전국으로 프로젝트 확산 되길
김영식 김영식세자녀출산지원재단 이사장은 17일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출산과 육아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며 "경제대국으로 가는 대한민국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출산율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서는 물론 세계 249개국 중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급격한 노동인구 감소는 이미 시작돼 '인구절벽'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대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심각한 상황 속에서 '출산장려 민간 전도사'로 통하는 김 이사장은 "지금까지 부산을 중심으로 뜻을 같이하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씩 세자녀 출산 축하금을 지급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있는 기업과 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셋째 아기 출산 축하금 프로젝트가 더욱 확산돼 나갈 수 있도록 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30년 넘게 우리가 먹지 않는 것은 절대 권하지 않는다는 경영이념으로 건강식품 분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 이사장의 '나부터 먼저 해볼까' 하는 출산장려 프로젝트 실천은 그가 운영하던 천호식품 직원들을 대상으로 먼저 시작됐다. 첫째 아이를 낳는 직원에게 100만원을 지급하고, 둘째 아이를 낳으면 200만원, 셋째를 출산할 경우 1220만원을 축하금으로 전했다.
직접 광고모델로 나서 천호식품을 성공시킨 김 이사장은 이후 마케팅 강의 요청도 쇄도해 강사료가 모이면 회사 직원들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도 200만원씩 출산 축하금을 지급하면서 민간 차원 출산장려를 확산시킨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2003년부터 그 당시만 해도 드물게 '뚝심이 있어야 부자가 된다'는 다음카페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대중들과 소통해 온 인물이다.
그동안 500회가 넘는 강연을 통해 받은 강사료와 베스트셀러로 60만권 가까이 팔린 자기계발 저서 '10미터만 더 뛰어봐' 수익금 전부를 출산 축하금으로 쾌척했다. 재단을 만들기 전 이렇게 개인 돈이 나간 것만으로도 9억1000만원에 달할 정도다.
김 이사장은 7년 전 경영하던 회사를 매각하고 사비 20억원을 들여 지난 2018년 세자녀출산지원재단을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재단 설립 이후 정식으로 세자녀출산지원재단에서 지급된 축하금은 지금까지 11회에 걸쳐 657명 약 13억원에 달한다.
김영식세자녀출산지원재단에서는 1년에 두번씩 출산 축하금을 지급하고 있다. 매년 6월과 12월 한번에 55~60명에게 200만원씩 전달하고 있다.
신청 방법은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공고되면 전국에서 셋째 아이를 출산하신 분들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가 많을 경우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정한다.
김 이사장은 "기업인이나 개인이 재단에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은 월 1만원부터 가능하다"면서 "200만원을 후원할 경우 해당 기업이나 후원자 이름으로 출산 축하금이 전달되는 만큼 많은 참여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또 다른 후원방법으로는 김 이사장 초청강연이나 운영하는 유튜버 등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재단기금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심지어 노래방에 가서도 김 이사장이 작사하고 부른 트로트 앨범 '10미터만 더'를 불러도 재단기금 조성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재단을 운영하면서 25~35세 청년들의 창업 멘토를 해주며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민간 차원 출산장려 운동을 펼치면서 많은 보람도 느끼지만 그중에서도 멘토를 해준 청년기업인들이 잇따라 사업에 성공해 재단에 출산축하금을 전해올 때 두배의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세자녀출산지원재단을 운영하면서 '특별한 만남'을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부산에서 서울로 향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가 강연 등을 마치고 건넨 명함을 통해 문자를 받은 사연 가운데 하나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저는 서울에 사는 연년생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얼마 전 셋째 임신을 확인하고 또 연년생에다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셋째가 생겨 고민 끝에 임신 6주에 중절수술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약속까지 잡아놓았고, 남편과 병원으로 이동 중 대표님으로부터 문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육체적 이유로 뻔히 보이는 고생길이 싫어 아이를 지우러 가는 길에 '아~는 생기는 대로 낳아라' 이 말이 제 가슴을 파고들었고, 마치 신의 계시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술하기로 마음먹고 낳을 형편이 안되어 수술실까지 갔습니다. 동의서에 사인하고 수술복으로 갈아입으려는데 대표님 문자가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결국 남편과 병원에서 뛰쳐나와 주차장에서 엉엉 울었습니다. 대표님 문자를 받고 낳기로 결정한 만큼 사업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주변에 둘째 엄마들에게 이런 좋은 재단의 혜택이 있으니 제가 본보기가 되어 낳으라고 장려하고 싶습니다. 대표님께서 지원금을 배려해 주신다면 셋째를 꼭 낳아서 주위 엄마들에게 재단 홍보하는 데 적극 임하겠습니다. 숙고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보내주신 문자 감사합니다.'
문자에 담긴 내용처럼 '아(기)~는 생기는 대로 낳아라'는 글귀 때문에 이 세상에 태어난 전우진 어린이를 만나 점심을 같이한 날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이 글귀를 받고도 재단 규정상 지급이 어려운 경우라 개인 돈으로 출산 전 200만원과 출산 후 200만원, 만남 후 100만원을 지원하는 열의를 보였다. 여기에다 이 같은 미담을 들은 지인이 뜻을 같이하면서 200만원을 특별히 지원한 경우다.
'출산력이 곧 미래의 국력'이라고 말하는 김 이사장은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미혼 남녀의 20대 조기 결혼을 유도하고 첫째 아이를 낳을 경우 관리비만 받고 20평대 임대아파트를 파격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다음 아이를 낳으면 좀 더 넓은 30평대 아파트를 이같이 임대하고, 셋째 아이를 낳으면 그 아파트를 자신의 소유로 넘겨주는 파격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개인 돈으로 로또복권을 사서 선물하는 사람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바로 희망과 행복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상대방이 나 때문에 행복할 때 더욱 행복이 돌아온다"고 말하는 김 이사장은 지금까지 9년째 한달에 300만원씩 총 3억2400만원어치를 사서 선물해오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 2016년 10월 29일에는 자신이 2등에 당첨돼 세금을 제외하고 3800만원을 수령한 뒤 개인돈 1200만원을 보태 이날 아기를 낳은 엄마 50명에게 100만원씩 지급한 에피소드도 있다.
이렇게 축하금을 받은 한 엄마의 경우 아이 이름을 '백만'으로 지었는데, 마침 아빠 성이 이씨라 태어나자마자 '이백만'이 됐다는 이야기도 웃으면서 전했다.
김 이사장은 복권을 전해주면 받는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기분이 좌우될 때가 많다는 이야기도 했다.
"지난주도 꽝이네 이번주도 꽝 아닙니까"라는 하는 사람에게는 복권을 주지 않는다는 김 이사장은 '무엇 때문에'라는 핑계보다 '덕분에'라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모든 일에 복을 부른다는 신념을 들려주기도 했다.
산에서 만나 복권을 전해주면 산신령을 만난 것 같다는 사람도 있고,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들에게 복권을 전하면 하늘에서 받아 팔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마음의 행복을 줄 때 좋아하는 경우도 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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