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에 한번, 112에 또 한번… 안전 대책·차량통제 요청 두 번 뭉갰다 [전국 ‘물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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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관계 기관들은 엇갈리는 주장만 반복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난 직후부터 줄곧 "지하차도는 터널 중앙에 50㎝ 이상(예상 침수 높이) 물이 차면 통제하는 게 지침인데 사고 직전에도 터널 안에 물 자체가 없었다"며 "제방이 무너지면서 물이 순식간에 들어와 교통을 통제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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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오전 6시34분 흥덕구청에 통보
소방 “범람” 보고도 도청과 공유 안해
무너진 임시제방 근무자가 112 신고
사고 터지자 구청 “통보 못 받아” 발뺌
하루 만에 “당직직원이 접수” 말 바꿔
CCTV로 상황 보던 도로관리사업소
사고나기 5분전에 현장으로 출동해
3곳서 책임 외면하는 동안 13명 참변
“계획홍수위를 넘을 것이라 예상 못했다.”(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충북도가 관리해 통제하지 않았다.”(충북 청주시 흥덕구)
“연락받은 거 없다.”(충북도도로관리사업소)
실종자 도보 수색 미호강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7일 해양경찰 등 구조대원들이 허리까지 차오른 진흙탕물을 헤치며 도보 수색을 하고 있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궁평2지하차도 사고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14명, 침수 차량은 17대로 확인됐다. 청주=연합뉴스 |
금강홍수통제소는 사고 당일 오전 6시34분 청주시 흥덕구청에 전화를 걸어 “안전대책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흥덕구청에선 오전 6시36분 청주시 하천과와 오전 6시39분 안전정책과에 이런 내용을 통보했다. 애초 흥덕구는 “아무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가 “밤을 새우고 퇴근했던 직원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전날의 말을 수정했다. ‘책임 회피성’ 대응이었다.
소방 당국엔 사고 당일 오전 7시51분쯤 “미호강 제방이 유실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오전 8시3분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제방 둑이 무너져 미호강이 범람하고 있다”고 소방상황실에 전파했고, 상황실은 이 사실을 청주시 당직실에 통보했지만 이 역시 도로 관리 주체인 충북도로는 전달되지 않았다.
재난 대응 매뉴얼도 혼선을 빚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난 직후부터 줄곧 “지하차도는 터널 중앙에 50㎝ 이상(예상 침수 높이) 물이 차면 통제하는 게 지침인데 사고 직전에도 터널 안에 물 자체가 없었다”며 “제방이 무너지면서 물이 순식간에 들어와 교통을 통제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이는 재난 대응 매뉴얼 책자 등에 나오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수면 50㎝ 예상 침수 높이는 책자 등이 아닌 도가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 매뉴얼”이라고 말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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